대구달성공원 동물원
시의회 “관리 공무원 책임 묻겠다”
동물원 “시설 낡아 관리 쉽지않아”
동물원 “시설 낡아 관리 쉽지않아”
대구달성공원 동물원(사진)의 호랑이, 사자, 원숭이 등 멸종위기 동물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고 있다.
대구달성공원 관리사무소는 7일 “사육하고 있는 동물 70종 438마리 가운데 25마리가 지난해 초부터 지난 7월 말까지 1년7개월 동안 죽었다. 죽은 동물에는 호랑이, 사자, 원숭이 등 멸종위기종 8마리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15살 수컷 사자 1마리가 지난해 1월 먹이를 잘못 먹어 복막염으로 죽었고, 이어 암컷 사자 1마리도 새끼를 낳다 죽었다. 앞서 지난해 2월에도 2살 난 수컷 벵골호랑이가 적응을 못하고 죽었다. 현재 달성공원에 사자는 3마리만 남아 있다. 나지막한 숲속에 사는 꿩처럼 생긴 산계는 지난 1월 태어난 직후 부리가 부러져 죽었다. 멸종위기종인 일본원숭이 2마리, 망토개코원숭이, 대만원숭이 등도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었다. 멸종위기종은 아니지만 캐나다기러기 1마리는 지난해 7월 태풍 때 물에 빠져 죽었고, 암컷 큰소쩍새도 지난해 6월 먹이를 잘못 먹는 바람에 죽었다.
대구시 감사를 진행하고 있는 대구시의회는 “달성공원 동물원의 사육동물 관리 실태를 파악해 관련 공무원들의 책임을 묻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에 대해 우진택 달성공원 관리소장은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동물원 동물 모두가 수명대로 살 수는 없다. 서울대공원, 대전오월드 등에서도 기린과 사자 등이 죽었다. 달성공원은 시설이 낡아 동물 관리가 쉽지 않다. 달성공원 이전을 앞두고 있어 현재는 새로운 동물을 들여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경상감영 자리인 대구 달서구 달성동에 들어선 달성공원은 1970년 동물원을 열어, 2000년부터 무료개방하고 있다. 대구시민들에게 달성공원은 추억의 장소로 기억되고 있으며, 최근에도 연간 200만여명 이상이 찾는 쉼터 구실을 하고 있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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