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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몸·마음 다 잃고’ 세상 뜬 기러기 아빠

등록 2013-11-10 13:49수정 2013-11-11 09:04

4년전 아내·아들 유학 보내고
생활고 겪다 자택서 목숨 끊어
두 아들을 아내와 함께 유학 보내고 4년쯤 ‘기러기 아빠’로 홀로 지내온 50대 남성이 자녀에게 ‘끝까지 책임지지 못해 미안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지난 8일 밤 9시43분께 인천 계양구 한 빌라에서 이아무개(53)씨가 숨져 있는 것을 친구 김아무개(54)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김씨는 “20일쯤 전 이씨와 통화하자 ‘죽고 싶다’는 말을 했고, 5일 전 다시 전화해보니 휴대전화가 꺼져 있어, 이날 집에 가 봤더니 방에 불이 켜진 채로 문이 잠겨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번개탄을 피워놓은 채 앉아서 고개 숙인 자세로 숨져 있었다.

이씨는 2009년 고등학생이던 아들 둘이 유학하러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간 뒤 혼자 지내왔다. 이씨는 탁자에 남긴 유서에서 “○○, △△(두 아들 이름) 끝까지 책임 못 져서 미안하다. 아빠처럼 살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정말로 숨 막히는 세상이다.… 아빠는 몸 건강, 정신 건강 모두 다 잃었다. 아무쪼록 모든 분께 죄송합니다”라고 남겼다.

전기기사인 이씨는 최근 일감이 많지 않아 형편이 넉넉지 않았고, 최근 4년간 가족을 만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아들들 용돈 정도만 송금했고, 유학 비용과 미국 체재비는 대부분 아내가 식당 등에서 일하며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인천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이씨의 장례에도 아내와 아들들은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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