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 견해 밝혀
정부가 경복궁 옆에 7성급 호텔을 지으려는 대한항공의 사업계획을 허용해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21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호텔 건립에 부정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내 아파트 관리 우수 단지를 방문하는 길에 동행한 취재진에게 “종로구 송현동 일대에 이미 지구단위 계획이 수립돼 있어 (호텔 건립이) 적절할지 모르겠다. 물론 정부와 협력해야 하고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하지만 서울시가 오래 지켜온 원칙 등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호텔을 지으려는 종로구 송현동 일대는 가까이에 풍문여고·덕성여중 등이 있어 현행 학교보건법으로는 호텔 건립이 불가능하다. 박근혜 정부가 최근 학교 주변에 호텔 신축을 가능하게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호텔 건립의 최종 허가권을 쥔 서울시가 반대 입장을 거듭 분명히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박 대통령은 사흘 전인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투자 활성화를 들어 국회에 계류돼 있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통과를 강조했다. 앞서 9월25일 정부는 학교 주변 관광호텔 건설을 허용하는 내용의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호텔 건립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됐다. 교육부는 업체 쪽에 유리한 내용의 ‘숙박업소 등에 관한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 운영 규정(가칭)’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종로구 송현동 일대가 경복궁 등 도심 문화유산과 가까운 북촌의 거점 공간이라는 점 등을 들어 공익적으로 활용하는 쪽이 바람직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서울시가 ‘북촌지구단위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한 이곳에 숙박시설을 지을 수 없다.
대한항공은 2010년 3월 종로구에 호텔 건립 사업계획을 신청했다가 불허되자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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