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간부가 3년 동안 94억원이 넘는 고객 돈을 빼돌려 주식투자를 해오다 경찰에 구속됐다.
경남 밀양경찰서는 2010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31차례에 걸쳐 94억4600만원의 고객 돈을 몰래 빼내 주식에 투자한 혐의(특가법상 횡령·사문서 위조 등)로 ㅁ새마을금고 업무총괄부장 박아무개(46)씨를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박씨는 2010년 4월 경남은행에 예치한 ㅁ새마을금고 법인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고객 돈 80여억원으로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스포츠신문사 전체 주식 8200만주의 12%에 해당하는 980만여주를 매입했다. 주당 평균 800원에 사들인 주식이 한때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 22일 종가가 257원에 그쳤다. 애초 매입 가격의 30% 수준으로 떨어져 50억여원을 날린 셈이다.
박씨는 경찰에서 “스포츠신문사가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여자 영화배우와 캄보디아 로또사업과 관련이 있다는 증권가 정보지(이른바 찌라시)를 보고 계속 사들였다”고 말했다.
박씨는 다른 금융기관에서 발급받은 것처럼 잔액 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횡령 사실을 3년 동안 숨겼으나 지난 7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다른 금융기관에 예치한 돈을 새마을금고중앙회에 예치해 달라”며 ㅁ새마을금고 잔고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덜미가 잡혔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달 경찰에 박씨를 고발했다.
박씨의 횡령 사실이 처음 알려진 20일부터 고객들이 ㅁ새마을금고의 예금을 잇따라 찾아가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ㅁ새마을금고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고 새마을금고가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ㅁ금고 정상화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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