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풍랑에 선박 좌초·침몰 잇따라

울산·부산·울릉도 등서 잇단 좌초
진해 조선소선 해군 고속정 침몰
화물선 출항준비하던 1명 추락사

25일 새벽 풍랑주의보가 내려진 동해 남부 해상에서 강풍과 풍랑으로 인한 선박 좌초·침몰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새벽 1시47분께 울산 동구 방어진 상진항 남쪽 50m 해상에서 중국 선적 4675t급 벌크선 저우항2호(승선원 17명)가 안전지대로 대피하던 도중 강풍에 밀려 암초에 걸렸다. 이어 새벽 2시30분과 3시55분께 인근 슬도 동쪽 150m와 삼섬항 동쪽 70m 해상에서 각각 파나마 선적 7675t급 석유제품 운반선 시에스크레인호(승선원 18명)와 한국 선적 2302t급 석유제품 운반선 범진5호(승선원 11명)가 잇따라 바람에 밀려 좌초됐다.

사고가 나자 울산해경은 경비·소방·방제함정 9척과 민간 예인선·방제선 8척을 동원해 좌초된 선박 3척 가운데 암초에 불안전하게 걸린 범진5호 선원 11명을 먼저 구조하고, 나머지 2척에 대해서는 선원들이 배에 탄 상태에서 배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 위한 예인에 나섰다. 사고로 일대 해상에는 너비 3ｍ에 길이 50m와 100ｍ 크기의 기름띠가 발견됐으나 석유제품 운반선 2척 모두 석유제품을 싣지 않은 상태여서 오염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근처 전복과 미역 양식장 피해가 우려된다. 해경과 울산 동구는 방제정과 공무원 및 지역 자율방제단 등 700여명을 동원해 긴급 방제에 나섰다.

전날 밤 10시부터 동해 남부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으며 사고 당시 해상에는 최고 초속 30ｍ의 강풍이 불고 높이 5~7ｍ의 파도가 이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해경은 밝혔다.

부산에서도 이날 새벽 2시30분께 남외항 태종대 앞바다에서 5000t급 바지선를 끌고 가던 129t급 예인선이 기상 악화로 바지선과 함께 좌초됐다. 예인선에 타고 있던 선원 7명은 부산해경에 구조됐다. 앞서 새벽 0시40분께엔 부산 5부두에서 화물선 출항을 위해 밧줄을 풀던 전아무개(65)씨가 빗물에 미끄러져 바다에 추락해 구조됐지만 병원 치료 도중 숨졌다.

경남에서도 이날 새벽 3시께 창원시 진해구의 한 조선소에서 건조중이던 해군 고속함 1척이 침몰했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경북 울릉도 사동항에서도 새벽 5시께 1189t급 바지선 금강6호가 강한 바람으로 파도에 떠밀리다 바위에 좌초됐다.

신동명 최상원 김일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