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 낮아 폭력예방에 무용지물”
58%는 야간 식별 기능도 안갖춰
58%는 야간 식별 기능도 안갖춰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경산의 최아무개(15·고교 1년)군은 유서에서 “폐회로텔레비전(CCTV)이 학교 안에 있지만 화질이 좋지 않아 판별하기 어려워요. 학교에서는 돈이 없어 교체할 수 없다고 하지만 핑계라고 생각해요. 폐회로텔레비전의 사각지대에서 아직도 학생들이 맞고 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최군이 지적한 것처럼, 경북지역 학교 1195곳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 1만1244대의 94%가 100만 화소 미만의 카메라를 사용해 화면 식별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장세헌 경북도의원(새누리당·포항4)은 25일 “100만 화소가 안 되는 폐회로텔레비전은 차량 번호나 사람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워 학교 폭력을 막는 데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경북도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교 폭력의 23.5%는 해가 진 뒤에 일어나지만, 경북지역 학교에 설치된 폐회로텔레비전의 58%는 어두운 곳에서도 식별하는 적외선 기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행정실·당직실·학생지도실 등에 있는 폐회로텔레비전 모니터를 계속 지켜볼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곳은 3%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경북도교육청은 “내년에 17억9000만원을 들여 학교 179곳에 적외선 기능까지 갖춘 200만 화소짜리 폐회로텔레비전 400여대를 설치하고, 나머지 학교에도 2015년 이후 연차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다. 폐회로텔레비전 모니터를 계속 지켜보는 체계는 현재 교육부가 노인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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