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민 목사
김형민 목사, 한글학교 ‘창원’ 운영
“처음에는 ‘중국인이냐’고 물어보더니, 이제는 코리안이라며 먼저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 저에게 한글을 배운 제자가 100명을 넘었으니 그럴 만도 하겠죠.”
경남 창원시 경남이주민노동복지센터의 상담실장으로 활동하던 김형민(48·사진) 목사는 2011년 말 파키스탄으로 떠났다. 지난해 3월1일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3시간 거리인 사르고드하에 한글학교 ‘창원’을 열어 한국에 일하러 가려는 파키스탄인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파키스탄 사람들과 친해지려 파키스탄 전통 복장을 하고 수염까지 길게 길렀다.
사르고드하는 인구 108만여명의 도시로, 창원시와 비슷한 규모다. 창원에서 활동하던 이가 창원과 엇비슷한 규모의 외국 도시에서 한글학교를 운영하는 것부터가 운명이라고 여긴다고 했다. 비자 재발급을 위해 잠시 귀국한 김 목사는 27일 “한달에 우리돈 2만5000원이면 파키스탄 학생 한명이 학비·교복·학용품·급식비 등의 걱정 없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관심과 활동 영역은 파키스탄 청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것에서 어느새 파키스탄 사회 전반으로 확대돼 있었다. 최근에는 파키스탄 어린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한 후원 활동에 정성을 쏟고 있다.
김 목사는 월요일마다 ‘파키스탄에서 죽치고 지내면서 세상을 배운다’는 뜻의 소식지 <파죽지세>를 만들어 전자우편으로 한국의 지인들에게 보낸다. 그는 소식지를 통해 지인들에게 도움을 청해, 파키스탄 어린이와 한국 후원자를 일대일로 맺어주는 방식으로 현재 대학생 2명 등 학생 31명을 학교에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지 <파죽지세>를 정기적으로 받아 보거나, 어린이 학교 보내기 운동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전자우편(dan21@hanmail.net)으로 김 목사에게 신청하면 된다. 창원/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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