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회원 등이 26일 열린 창립 10돌 기념식에서 10년 발자취를 담은 <충북민언련 10년을 말하다> 책을 자랑하고 있다.
[사람과 풍경] 충북민언련 ‘10년을 말하다’ 발간
2003년 11월26일 창립한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충북민언련)이 10돌을 맞았다. 충북민언련은 지난 26일 저녁 청주시 운천동 충북엔지오센터에서 열린 10돌 기념식 자리에서 <충북민언련 10년을 말하다>라는 책을 내놨다. 책에는 신성국·조성학·김남오 신부 등 천주교 청주교구 신부와 박정규 전 청주대 교수, 김윤모 현 대표 등 창립준비위원들이 다듬고 다듬어 내놓은 창립선언문에서 언론 개혁 단체로 자리잡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충북민언련 10년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2009년 1월부터 1183차례에 걸쳐 낸 촌철살인 신문·방송 비평 ‘충북뉴스브리핑’이 눈길을 끈다. 여당 후보에게 편향된 보도를 한 지방신문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는가 하면 권력·자본에 굴하지 않는 언론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고 있다. 충북교육청·청주시청 촌지 사건, <충청일보> 직장폐쇄와 <충청타임즈> 창간, <동양일보> 막말 사건 등 크고 작은 일도 담겼다. 뉴스브리핑을 맡고 있는 이수희 충북민언련 사무국장은 “날마다 지역 언론에서 쏟아내는 정보들을 가려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은 참으로 보람있다. 뉴스브리핑이 지역 언론을 제 길로 안내하는 표지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언론 개혁에 앞장선 흔적도 책에 남았다. 충북민언련은 <조선일보>를 ‘반민족 범죄집단’으로 규정했다. 2007년 3월1일 88돌 3·1절을 맞아 청주 삼일공원에서 ‘신문으로 위장한 반민족 범죄집단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조선일보는 천황에게 충성하고 우리 청년을 일본 군대로 내모는 데 앞장서는 등 신문으로 위장한 반민족 범죄집단이다. 조선일보 없는 아름다운 충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고 밝혔다. 오한흥 전 충북민언련 대표는 책에서 “안티 조선일보 운동만큼 성공한 운동은 없다. 안티 조선운동은 바로 자기를 보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충북민언련이 해마다 여는 언론학교 강단에 섰던 홍세화 전 <한겨레> 기획위원, 영화인 명계남씨, 류동민 충남대 교수, 최승호 <뉴스타파> 피디 등의 언론개혁 관련 강의록도 볼만하다. <제천인터넷신문>, <음성투데이>, <배바우 마을신문>, <괴산느티나무통신>, <청주마실> 등 지역 안 풀뿌리 언론의 얘기도 재미있다.
김윤모 충북민언련 대표는 “’언론개혁은 시민의 힘으로’라는 기치로 지난 10년 동안 달려온 이야기를 책에 담았다. 지나고 보니 사람이 언론이었고, 언론이 곧 사람이었다. 앞으로도 좋은 사람, 좋은 언론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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