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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아래서도 우린 부부

등록 2013-11-28 19:40수정 2013-11-28 21:14

전문배우 이당금(43·왼쪽)씨, 푸른연극마을 대표이자 출자 겸 전문배우인 오성완(49·오른쪽)씨
전문배우 이당금(43·왼쪽)씨, 푸른연극마을 대표이자 출자 겸 전문배우인 오성완(49·오른쪽)씨
광주 푸른연극마을 20돌 공연서
오성완·이당금 부부 배우로 열연
극단서 만나 연극·인생 동반자로
“좋은 점요? 눈빛만 봐도, 손짓만 해도 뭘 원하는지 알 수 있지요.”

광주의 푸른연극마을 전문배우 이당금(43·왼쪽)씨는 28일 부부 연극인의 장점을 묻자 “(무대에서도) 궁합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씨의 남편은 푸른연극마을 대표이자 연출자 겸 전문배우인 오성완(49·오른쪽)씨다. 푸른연극마을은 29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월·화요일을 제외하고 7일 동안 창단 20돌 특별기념공연 <더 맥베스>를 선보인다. 공연장은 광주콘텐츠산업지원센터 영상관이다. 오 대표가 왕을 죽이고 왕이 된 스코틀랜드 장군 출신 맥베스 역을, 이씨가 맥베스의 부인 역을 맡는다. 이씨는 “맥베스 부인이 남편에게 왕이 되라고 부추기기도 하지요. 권력을 위해 자기를 정당화하는 인간의 뒤틀린 욕망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1992년께 한 연극 작품을 보다가 “울컥” 감동을 받고 한 극단의 연극 워크숍에 덜컥 등록했다. 그때 객원 연출감독이 바로 남편 오 대표다. 워크숍이 끝난 뒤 1993년 11월 창단된 푸른연극마을 단원이 됐다. “워크숍 때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감동했지요.” 이씨는 1996년 광주연극제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대학 때부터 연출을 했던 오 대표는 복학을 앞두고 한 극단 배우로 입단해 연극계에 발을 내디뎠다.

“많이 많이 힘들었지요. 둘이 20년 동안 연극을 했으니 40년이잖아요?”

이씨는 극단이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을 “남편의 연극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남편의 열정으로 살고 있고 ‘연극을 안 했으면 뭘 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재미있어요.” 푸른연극마을은 2004년 3월부터 전남 보성의 폐교에 단원들과 귀촌해 활동하다가 4년 전 돌아왔다. 지금껏 100여편을 무대에 올리며 지역의 대표 극단으로 발돋움했다. 토속적인 문화와 역사, 민중의 삶을 때론 질펀하게, 때론 해학적으로, 때론 아름답게 표현한 작품들을 올렸다. 지금은 상주단원 5명과 비상주단원 6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씨는 남편과 함께 무대에 서면 가끔 기분이 묘하다고 한다. “(남편에게도) 경쟁심이 조금 들지요. 나도 배우인데… 호호호.” 네살 무렵부터 연극판에서 놀았던 외동딸 새희(18·고2)는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 연극에서 주연배우로 열연하기도 했다. 오 대표는 “이젠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싶다”며 “아내가 큰 힘이 된다. 아내와 늙어서도 무대를 떠나지 않는 현장 연극인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려움요? 있지요. 24시간 동안 아내와 함께 있다고 생각해봐요. 가끔은 개인적으로 숨고 싶은 일도 있잖아요? 하하하.”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푸른연극마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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