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참석했다 만취해 현관 계단서 넘어서 사망
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유족에 장의비 지급하라”
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유족에 장의비 지급하라”
회사 송년회식을 마치고 귀가하다 숨지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행정부(재판장 김경대)는 29일 지난해 숨진 황아무개(당시 55살)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유족 보상 일시금 및 장의비를 지급하라’며 청구한 소송에서 근로복지공단에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황씨는 지난해 12월13일 회사 송년회식에 참석했다 만취한 상태로 귀가하다 자신이 사는 아파트 현관 계단에서 넘어져 머리를 크게 다치는 바람에 숨졌다. 유족은 황씨가 업무상 재해로 숨졌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지난 1월11일 근로복지공단은 “회식의 참가 여부에 대한 강제성이 없었고, 귀가 여부도 자유롭게 정해졌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 회식에서 과음을 했고, 이 때문에 정상적 거동이나 판단능력에 장애가 있는 상태에 이르렀으며, 이것이 사망에 이른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업무상 재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회식 참석 여부에 강제성은 없었다 하더라도, 해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로서, 회식의 주최자·목적·내용·참석 인원·비용 부담 등을 고려할 때 회식의 전반적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관리를 받은 상태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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