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자치구에 업무매뉴얼 전달
합법 집회라도 점용물엔 과태료
행사는 광장·공원 활용 유도키로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비판 일어
합법 집회라도 점용물엔 과태료
행사는 광장·공원 활용 유도키로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 비판 일어
서울시가 시내 보도를 이용하는 집회와 행사에 대해 허가를 자제하고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시민 불편을 줄인다는 것이지만,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시는 지난달 ‘주요 보도 점용행사 및 집회 관련 점용허가 업무 매뉴얼’을 작성해 △보도 점용 행사 때 점용 승인(허가) 자제 △주요 보도 점용 승인 때 각 자치구가 서울시와 사전 협의 △집회 관련 물품 관리 강화 등을 규정하고 이를 25개 자치구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도 점유물 문제에 대한 개선을 지시해 이번 방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경북 구미시가 최근 세종문화회관 앞 보도에서 대형 환경 관련 패널을 설치한 것과 한 민간단체가 프레스센터 앞길에서 집회신고 없이 한국전쟁 관련 사진 등을 전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고 한다.
이번 매뉴얼을 보면, 서울시는 공공기관이나 민간단체가 서울 시내 주요 보도에서의 행사 요청을 하면 가능한 한 광장 또는 공원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보도 사용을 허가할 때는 행사 물품을 보도 한쪽으로만 배치하도록 지도한다. 세종대로(광화문 주변~서울광장)에서 점용면적이 50㎡가 넘는 행사를 열 때는 해당 자치구(종로·중구)가 점용 허가 닷새 전에 시에 협의하고 관련 서류와 행사장 배치도 등을 보고하도록 했다. 현재 점용 허가는 자치구가 자체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서울시의 이번 방침으로 쌍용자동차 노조의 덕수궁 대한문 앞 농성 천막 문제가 새삼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시는 이번 매뉴얼에서 합법 집회라도 천막 등의 점용물을 쓰면 각 자치구가 도로법에 따라 1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조치를 강화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 과태료 부과는 도로법 등에 이미 있는 규정이지만 보도 관리의 중요한 사례로 이번에 한 번 더 강조했다”고 밝혔다. 쌍용차 노조는 지난해 4월부터 1년 가까이 대한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여왔고, 현재는 경찰에 의해 강제철거된 상태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일상생활에 현저한 불편을 주지 않는 한 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보장돼야 한다. 서울시의 방침은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방해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박래군 인권중심사람 소장도 “지금보다 통제를 더 강화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근거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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