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압축 뒤 추가 추천된 인물
표결결과 1·2·3위 후보로 뽑혀
“위원장 지시”…당사자는 부인
표결결과 1·2·3위 후보로 뽑혀
“위원장 지시”…당사자는 부인
내년 9월20일~11월22일 열리는 국제미술전시회 부산비엔날레의 감독 선임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감독 후보자를 추가로 추천받은 과정에도 의혹이 일고 있다. 조직위는 보다 내실 있는 전시회를 열기 위해 감독 후보자를 추가로 추천받았다고 했으나 주요 사안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운영위원회의 수장은 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부산시와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도 부산비엔날레 감독추천위원회 위원 4명은 지난 7월31일~8월2일 국내외 감독 후보자 240여명 가운데 한 사람당 10명까지 추천하는 방법으로 후보자를 30명으로 압축해 조직위원회 사무국에 넘겼다.
이어 사무국은 애초 추천위원이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회의에 불참한 한 추천위원한테 감독 후보를 추가로 추천해 달라고 연락했다. 오광수 운영위원장이 공식 취임하기 사흘 전인 8월17일 사무국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전체 30명의 전시감독 후보자 명단에서 국외 후보자가 약 70%를 차지하고 지역 미술인이 한 사람도 포함되지 않았다”며 후보를 추가로 추천받도록 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에 추천위원회 회의에 불참했던 추천위원 1명과 오 운영위원장이 2명씩을 추천했다. 추천위원회가 올린 후보자 가운데 최종 후보자들을 뽑는 선정위원회의 한 선정위원도 1차 선정위원회가 열렸던 9월3일 2명을 추가로 추천했다.
9명으로 꾸려진 선정위원회는 10월4일 2차 회의를 열어 투표를 했다. 투표 결과, 추천위원회 회의에 불참한 추천위원이 추천한 국내 작가가 5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9월3일 선정위원이 추가로 추천한 프랑스 작가와 국내 작가가 3표와 1표를 얻어 2·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오 운영위원장은 4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추천위원회가 1차로 선발한 30명 외에 추가로 추천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내가 추천한 두 사람은 30명의 추천위원에 포함돼 있었다. 나는 후보 추천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며 부산시와 조직위원회 사무국의 말을 부인했다.
부산 지역 25개 미술·문화단체로 꾸려진 부산문화연대는 4일 부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정하고 객관적 심사가 가능한 위원들로 선정위원회를 꾸려 전시감독을 다시 선정하라. 오광수 운영위원장은 파행을 초래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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