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 성남지청은 국내 방위산업체가 개발 중인 군사기술을 러시아로 빼낸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방위산업체 연구원 정아무개(55)씨를 지난달 23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정씨의 지인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소속 성아무개(52) 팀장도 같은 혐의로 지난 4일 구속했다.
정씨는 지난 10월께 주한 러시아대사관 2등 서기관에게 자신이 몸담고 있던 한 방위산업체의 경항공기 관련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경항공기 신소재 관련 기술을 정씨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지만, 이 기술은 러시아로 넘어가지 않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정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은 정씨가 군사기술을 러시아대사관 직원에게 유출한 뒤 금품을 받는 등 금전거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씨가 전자기파 폭탄(EMP)의 방호기술을 유출했는지도 확인 중이다.
정씨한테서 기술을 넘겨받은 혐의를 받는 러시아대사관 2등서기관은 검찰의 소환 요청에도 이달 초 러시아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러시아대사관 직원에 대해 소환 요청했으나 러시아로 돌아갔다. ‘영사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른 외교관 면책특권이 있어 체포영장 발부나 소환조사와 같은 강제수사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남/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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