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등유와 섞은 ‘가짜 경유’를 700억원어치나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주유소 사장 선아무개(49)씨와 제조책 총무 박아무개(41)씨 등 모두 4명을 구속했다. 또 이들을 도운 제조책, 운반 및 판매책 2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달아난 주유소 사장 백아무개(40)씨를 쫓고 있다.
선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28일까지 경기도 화성시, 평택시, 안성시에 위치한 주유소 및 저유소에서 식별제를 제거한 등유와 정품 경유를 혼합하는 방법으로 모두 4610만ℓ, 시가 783억원어치의 가짜 경유를 만들어 판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다른 석유제품과 혼합해 판매하는 범행을 예방하려고 등유에 넣는 식별제를 걸러내기 위해 활성탄과 부직포, 철망 등으로 제작된 제거기를 이용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식별제 제거 작업은 화성시의 한 주유소에서, 등유와 경유 혼합은 사전에 임대한 안성시 소재 80만ℓ 규모의 저유소에서 하는 등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제조한 가짜 경유는 이들이 실제 운영하는 주유소 12곳에서 나눠 판매했는데 일부 주유소는 유명 정유사 간판까지 버젓이 달고 있었다. 선씨 등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 1년여 동안 55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수원/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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