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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이웃사촌과 ‘행복한 동행’ 464명의 천사들

등록 2013-12-18 11:17

서울 성북구 동 복지협의체에 소속된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의 집을 방문해 도배를 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제공
서울 성북구 동 복지협의체에 소속된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의 집을 방문해 도배를 하고 있다. 서울 성북구 제공
[2013 대한민국 지역사회복지대상]
최우수상
서울 성북구 ‘동 복지협의체’
서울 성북구 동선동에 사는 이아무개(62) 할머니는 찜질방에서 청소일을 하면서 장애인 아들과 살고 있다. 한달 수입이 70만원에 불과한 이 할머니는 지난겨울, 빙판길에서 넘어져 다치는 바람에 적지 않은 치료비가 나왔다. 하지만 동선동 복지협의체의 도움으로 가입한 ‘만원의 행복보험’ 덕분에 안심할 수 있었다. 동선동 복지협의체 소속 주민 등 53명은 지난해 이 지역 저소득층 등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207명을 대상으로 ‘만원의 행복보험’에 가입시켰다. ‘만원의 행복보험’은 저소득층 가입자가 1년 보험료로 1만원만 내면 각종 상해 치료비를 보상해 주는 소액 서민보험이다. 이들의 보험료는 주민들의 성금과 바자회 수익금 등으로 충당했다.

성북구 길음2동 복지협의체는 얼마 전 가족과 떨어져 40여년을 홀로 지내다가 세상을 떠난 한 할아버지의 자녀를 수소문하고 장례비와 밀린 병원비 등을 지원했다. 복지협의체에 참여한 주민들이 ‘홀몸노인 안부 확인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인 덕에 자칫 주검이 방치될 수도 있었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정릉1동에서는 지역의 택시 기사들이 평소 바깥나들이가 어려운 노인들을 모시고 경기도 파주 통일전망대 등을 다녀왔다. ‘동 복지협의체’가 정릉1동에 택시 기사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마련한 행사였다.

서울 성북구의 ‘동 복지협의체’는 갖가지 아이디어로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을 찾아내 지원하는 사업으로, ‘2013 대한민국 지역사회복지 대상’에서 기초자치단체 부문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1년 4월 성북구 운영 조례를 만들어 출범한 뒤 3년째 복지공동체를 실천하는 새로운 복지 전달 체계다. 지난달 27일에는 제3회 동 복지협의체 우수사례 발표회를 열었다. 그동안 동 복지협의체별로 쏟아냈던 ‘아이디어의 경연장’이었던 것이다.

‘동 복지협의체’를 만든 이유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아내지 못하고 공급자 위주로만 짜인 기존의 복지 전달체계로는 효과적인 지원이 어렵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2011년 11월 국민인식 조사를 보면, 복지 수준에 대한 불만족이 61.3%에 이르렀다. 더욱이 성북구는 노인 인구가 12.3%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네번째로 높다. 이 가운데 홀몸노인도 13.4%에 이른다. 복지 수급 대상자도 12.8%로 높은 편이다.

‘동 복지협의체’는 동별로 이처럼 어려운 이웃을 도우려는 일반 주민과 종교기관, 교육기관 관계자 등 20~30명이 모여 구성됐다. 현재 동 복지협의체에는 성북구 20개 동에서 464명이 참여해 봉사하고 있다. 동선동 복지협의체 김기훈 부위원장은 “지역의 중소 규모 공장을 찾아다니며 물품 후원을 받은 뒤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북구는 3년째 동 복지협의체를 운영하면서 ‘3무(無) 2유(有)의 복지공동체’를 정착시키고 있다. 3무는 △굶는 사람 없는 성북 △고독 없는 성북 △자살 없는 성북이고, 2유는 △새로운 가족이 있는 성북 △돌봄이 있는 성북이다. 민지선 성북구 복지정책과 복지연계팀장은 “주민들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예전에는 ‘나라에서 알아서 하겠지’ 했는데, 지금은 관심과 돌봄이 있으면 빨리 해결된다는 인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김동훈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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