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부경찰서는 2일 정신지체 장애인의 명의를 도용해 범행에 이용한 혐의(영리목적 약취유인 등)로 장아무개(36)씨 등 7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40대 전문 브로커 박아무개씨의 행방을 쫓고 있다.
장씨는 노숙자로 서로 알고 지내는 이아무개(46·구속)씨와 함께 지난 3월 중순 대구역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 정신지체 장애 2급인 최아무개(37)씨한테 “밥을 사 주겠다”며 유인해, 최씨 명의로 휴대전화 2대(194만원 상당)를 구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씨는 또 같은달 경기도 수원역 앞에서 브로커 조아무개(여·63)씨의 소개로 만난 또다른 브로커 김아무개(36·구속)씨한테서 100여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최씨를 김씨에게 넘긴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한테서 최씨를 넘겨받은 김씨는 수원의 한 오피스텔을 최씨 명의로 구입해 시세차익을 얻으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달아난 박씨는 최씨 명의로 서울의 한 자동차매매상에서 그랜저 승용차(630만원)를 할부로 구입한 뒤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등 위조한 사문서를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경찰의 수사를 피하기 위해 최씨의 주민등록을 전입시키고 주민등록증 분실신고 접수증을 발급받아 통장개설과 사업자등록증 신청, 매매계약서 작성 등에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신연령이 5~6살 수준인 최씨는 누나 집에서 같이 살다 3월 집을 나갔으며, 최씨 누나는 4월 초 동생 명의의 오피스텔 계약서가 집으로 배달되자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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