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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 성추행 교수 징계 번복…학생들 거센 반발

등록 2013-12-23 19:44수정 2013-12-23 22:33

해임처분서 정직 3개월로 낮춰
학생들 재심사 요구 1인시위
여학생 3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해임 처분을 받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 대한 징계가 정직으로 낮아지자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교수가 재발 방지 약속을 어기고 피해 학생들에게 지속적으로 탄원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2차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단은 23일 “가해 교수를 다시 교단에 서게 하는 것은 피해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다. 정상철 총장은 징계위 결정에 대해 교육부 특별징계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생들은 이날 오전부터 대학본부 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갔다.

지난해 9월과 지난 1월 노래방에서 여학생 3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아온 이 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아무개(50) 교수는 국가공무원법의 품위유지 의무 등을 위반했다는 사유로 지난 5월 학교 징계위원회로부터 해임됐다.(<한겨레> 5월7일치 11면) 하지만 정 교수는 해임 결정에 불복해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 처분 취소 청구를 냈다. 지난 9월 교원소청심사위는 ‘충남대 징계위원회가 전체 징계위원의 과반에 못 미치는 무기명 투표를 바탕으로 내린 징계 결정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며 정 교수의 손을 들어줬다. 이달 17일 다시 열린 충남대 징계위는 정 교수에게 정직 3개월을 처분했다.

학생들은 정 교수가 지난해 9월 성추행 뒤 피해 학생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한다면 스스로 교수로서의 생활을 용납하지 못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쓴 A4 3장 분량의 각서를 공개했다. 학생들은 ‘정 교수가 변호사를 통해 피해 학생에게 자신을 위한 탄원서를 써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유영현 법학전문대학원 학생회장은 “학교에서는 징계위를 다시 열면서 피해 학생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정 교수가 징계위에서 이전과 다르게 주장하는 게 있으면 피해 학생들의 입장을 들었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또다시 절차상의 하자를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정상철 충남대 총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징계위에서 정직 3개월 결정을 내린 근거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겠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됐던 사안인 만큼 최대한 합리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대전/글·사진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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