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대교~청남교’ 80여일 폐쇄
저녁 통행속도는 되레 빨라져
시민 대면조사 61%가 “긍정적”
저녁 통행속도는 되레 빨라져
시민 대면조사 61%가 “긍정적”
충북 청주시 무심천 하상도로 일부 구간을 폐쇄했지만 교통 흐름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하상도로를 철거하고 무심천을 생태 하천으로 되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3일 오전 청주시청에서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 결과 보고회가 열렸다. 이 보고회는 지난 9월27일 저녁부터 폐쇄한 무심천 하상도로 중복구간(청주대교~청남교, 1.18㎞)에서 80여일 동안 발생한 교통, 환경 등의 평가를 위한 자리였다.
반영운 충북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표한 ‘무심천 하상도로 교통량 분석’을 보면, 폐쇄된 하상도로가 교통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폐쇄 전 무심천 하상도로 전 구간(방서교~제2운천교, 6.5㎞)의 아침 통행시간은 883.51초, 통행속도는 시속 53㎞였지만 폐쇄 한달 뒤 통행시간은 905.81초, 속도는 시속 51.7㎞였다. 폐쇄 전 저녁 통행시간은 1122.11초, 속도는 시속 41.7㎞였지만 폐쇄 한달 뒤 통행시간은 1044.03초로 줄었고, 속도는 시속 45㎞로 오히려 빨라졌다. 반 교수는 “폐쇄 뒤 교통량이 늘지 않았고, 교통 흐름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하상도로 폐쇄를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시민 모니터링단 40명이 시민 435명을 대상으로 직접 대면 조사한 결과를 보면, 폐쇄에 대해 61%가 ‘긍정적’, 16.8%가 ‘보통’이라고 답했으며, ‘부정적’이라는 답은 19.5%였다. 시민들은 폐쇄 구간 쓰임새로 자연형 하천 복원(35.2%), 폐쇄 상태 유지(21.4%), 체육·휴식시설 설치(20.7%) 등을 제안했다. 김경중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조사 대상 시민 절반 이상이 폐쇄 구간뿐 아니라 무심천 하상도로 전 구간을 생태 하천으로 복원하자고 제안했다.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통해 무심천을 생태 하천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무심천에서 천연기념물 미호종개(454호)를 살게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염우 녹색청주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진천 백곡천 상류 등에만 일부 서식하고 있는 미호종개를 무심천 합수부인 미호천 등지로 확대할 수 있을 정도로 무심천을 생태 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 범시민적 민관협력기구를 꾸리고, 무심천·미호천 등 청주의 하천 전 유역을 포괄하는 생태하천종합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철완 청주시 녹색수도추진단장은 “무심천 100일간의 실험이 끝난 뒤 시민 등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모아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무심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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