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5월부터 무리한 야간작업
“새벽 1시까지 공사” 주민 증언도
부산시 공기 압박 의혹…시는 부인
“새벽 1시까지 공사” 주민 증언도
부산시 공기 압박 의혹…시는 부인
붕괴 사고로 지난 19일 인부 4명이 숨진 부산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고가차도의 시공사가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내년 4월 북항대교 개통에 맞추려고 시행사인 부산시 건설본부와 시공사가 무리하게 작업을 강행하는 바람에 사고가 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1공구 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부산 영도경찰서는 23일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시공사인 에스케이(SK)건설이 공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저녁 8~9시까지 야간공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인근 주민 김아무개씨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밤 9시까지 공사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붕괴된 고가차도 부근 아파트 주민들 가운데에는 새벽 1시까지 공사하는 것을 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0년 12월 에스케이건설은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1공구(1223m) 공사를 이달 말까지 718억원에 완공하기로 부산시 건설본부와 계약했다.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공사는 1~3공구로 나눠지는데 길이 2432m, 폭 19m 4차로의 고가차도를 건설하고, 고가차도 아래 길이 960m 평면도로의 폭을 20m에서 55~60m(6차로)로 넓히는 것이다. 하지만 남·북항대교 연결도로 공사는 봉래교차로 하수박스 시공 물량 증가와 고가차도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시위로 23일 현재 전체 공정률이 65%, 사고가 난 1공구는 64%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스케이건설은 부산시 건설본부에 완공 기한을 내년 7월31일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고, 부산시 건설본부도 지난 16일 계약부서인 부산시 회계재산담당관실에 계약 변경을 요청한 상태다.
에스케이건설이 야간공사를 강행한 것은 내년 7월31일까지 공사를 끝내지 못했을 때 물어야 하는 공사 지연 배상금을 내지 않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방계약법은 시공사가 천재지변 등이 아닌 이유로 공사 기한을 지키지 않으면 하루당 계약금액의 1000분의 1을 발주처에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부산환경운동연합 등은 “사고 현장에서 일했던 목수들은 사고 전날부터 다음날인 사고 당일 새벽까지 밤을 새워 작업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시가 시공사에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도록 압박을 가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부산시 건설본부는 “시공사한테 야간 및 밤샘 공사를 지시한 적이 없으며 야간작업을 했는지는 모른다”며 부인했다. 에스케이건설 관계자는 “저녁 8~9시까지 작업을 한 적은 있지만 밤샘작업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광수 김영동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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