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래 의원, 의회 앞마당 설치
“도민들 목소리 듣는 광장으로”
택시기사 등 시민들 대자보 붙여
“도민들 목소리 듣는 광장으로”
택시기사 등 시민들 대자보 붙여
경남도의회 의원들에게 전하는 도민들의 목소리가 도의회 앞마당 게시판에 대자보로 나붙고 있다.
조형래 경남도의회 교육의원은 지난 24일 오전 도의회 마당에 합판으로 만든 가로 9.6m, 세로 1.8m 크기의 게시판(사진)을 설치하고, 도민 누구나 도의회에 하고 싶은 말을 써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첫번째 글은 조 의원이 붙였다. 그는 ‘교육의원인 저는 경상남도교육청 때문에 무척 안녕하지 못합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그럼에도 학생의 목소리를 막고, 말해도 무시해 버리는 비민주적 관료주의는 가기 싫은 학교를 만들 뿐이다. 교장, 장학사, 교육감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가장 나중에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학생의 목소리, 학부모의 의견, 교사의 생각이 활발히 소통하는 학교를 꿈꾸어본다. 2014년은 우리 모두 교육 때문에 안녕하지 못한 일이 없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조 의원의 대자보 게시 이후 일반 시민들도 잇따라 대자보를 붙이기 시작했다. ‘택시를 사랑하는 민주택시 조합원 박인규’라고 밝힌 시민은 ‘왜 우리 노동자만 안녕하지 못해야 합니까? 경남도민 전체 및 택시노동자 전체가 안녕들 할 수 있는 경남도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대자보를 통해 도의회에 호소했다. ‘버스노동자 전광재’씨는 ‘안녕해야 할 버스노동자들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이제 시민을 위한 시내버스를 위해 경남도가 나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조 의원은 “경남도의회는 경남도민의 목소리를 듣는 광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도민의 목소리는 의회 바깥에서 맴돌다 사라질 뿐이었다. 그래서 의회 마당에 대자보를 붙일 수 있는 게시판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경남도민들의 대자보가 늘어나 대자보를 붙이는 게시판이 도의회를 한바퀴 빙 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3년6개월의 의원 생활을 돌이켜 보니 학생인권조례도 제정하지 못했고, 일제고사도 막아내지 못했다. 진주의료원 폐업도 막아내지 못했고, 무상급식도 지켜내지 못했다. 하지만 경남도민의 손으로 게시판을 늘여나간다면 경남도의회는 전국에서 가장 앞서가는 민의의 전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남도의회 관계자는 “조 의원이 의정활동의 한 방안으로 게시판을 설치한 것으로 이해한다. 당분간 게시판을 그대로 두고 다른 의원들이나 도민들의 반응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