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신정초교 6학년 최성혁(12)군
로봇올림피아드 3관왕 최성혁군
12개국 1천여명 겨룬 대회 우승
“2학년때 처음 로봇조립 신기…
시각장애 할아버지 돕고파”
12개국 1천여명 겨룬 대회 우승
“2학년때 처음 로봇조립 신기…
시각장애 할아버지 돕고파”
“과학자나 공학자가 돼 힘없는 사람과 장애인을 돕는 로봇을 만들고 싶어요.”
지난 15∼20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15회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울산 신정초교 6학년 최성혁(12·사진)군은 30일 장래 희망을 이렇게 말했다. 최군은 이 대회에서 주니어(초등생) 부문의 로봇서바이벌·로봇바이애슬론·로봇댄싱 등 3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다. ‘로봇 올림픽’으로도 불리는 이 대회에는 올해 12개 나라에서 청소년 1천여명이 참가했다.
최군이 장애인을 위한 로봇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된 것은 할아버지에 대한 효심에서 비롯됐다. 최군은 “한국전쟁 때 눈을 다쳐 앞을 잘 못 보는 저의 할아버지처럼 불편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대회에서 다른 나라 아이들의 실력을 보고 많이 놀랐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보고 배울 점도 많더라구요.”
최군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보름 전부터 하루 4~5시간, 주말·휴일엔 종일 로봇 만들기에 매달렸다. 그는 지난 8월 대전에서 열린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대회’에서 로봇 서바이벌 종목에서 대상을 받아 세계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최군이 로봇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4살 무렵 블록조립 장난감(레고)을 가지고 놀면서부터였다.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아버지를 졸랐던 아이는 블록 조립에 유난히 큰 흥미를 보였다. 초등학교 들어가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로봇 제작에 관해 공부하고 연습하기 시작한 최군이 처음 만든 로봇은 ‘자동 주차를 하는 바퀴형 로봇’이었다. 전문 교사가 자동주차 프로그램을 짜주고 당시 2학년이던 최군이 직접 로봇을 조립했다. 최군은 “내가 조립한 로봇이 실제 움직이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했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군이 처음부터 로봇 제작에 남다른 소질이나 재능을 나타내진 않았다고 한다. 최군의 어머니 김미숙(44)씨는 “성혁이가 처음엔 대회에서 여러 차례 떨어져 실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갖고 노력한 끝에 4학년 때부터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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