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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아름다운 천리포수목원 그늘진 마음에 피어나다

등록 2014-01-02 21:43

지난해 11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숲 치유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솔방울로 투호 놀이를 즐기고 있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지난해 11월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의 숲 치유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솔방울로 투호 놀이를 즐기고 있다. 천리포수목원 제공
치유캠프 7개월간 587명 다녀가
저소득·소외계층 무료로 참가
갯벌체험도 호평…72%가 “만족”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에서 열리는 숲 치유 캠프가 저소득·소외 계층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충남 태안 천리포수목원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시행한 숲 치유 캠프에 모두 587명이 다녀갔다고 2일 밝혔다. 숲 치유 캠프는 산림청 녹색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며 참가자들은 무료로 캠프를 즐길 수 있다. 지금까지 캠프를 다녀간 이들은 보육원생들과 다문화 가족, 외국인 노동자, 장애인 등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하거나 나들이를 하기 어려운 저소득·소외 계층이다.

1박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숲 치유 캠프는 단순히 수목원의 여러 나무나 꽃 들을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물처럼 서로 연결된 생태계의 참뜻을 몸으로 느끼고 깨닫게 되는 생태의자 만들기, 솔방울을 이용한 투호 놀이 등도 인기 만점이다. 바닷가와 5분 거리인 수목원의 이점을 살려 가까운 갯벌에 나가 체험을 해보는 것도 귀한 경험이 된다. 지난 세밑에는 솔방울이나 여러 열매를 이용해 ‘친환경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도 했다.

천리포수목원에서 지난해 캠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참가자들 가운데 48%가 ‘현장교육에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24%로 나타났다. ‘불만족한다’는 참가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보통 한 차례에 50~60명이 캠프에 참가하는데, 10명 넘는 담당 직원들이 1박2일을 함께하며 세심하게 프로그램을 챙기는 것도 만족도를 높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명륜보육원 원생들은 애초 1박2일 일정에서 하루 더 늘려 사흘간 수목원에 머물렀다. 캠프를 마친 뒤에는 원생들이 현장교육 사진과 글을 아기자기 엮어 감사 편지를 수목원에 건네기도 했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올해에도 지역·계층 사이의 갈등을 풀어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참이다. 최수진 천리포수목원 홍보팀장은 “지난해 숲 치유 캠프를 운영한 경험을 살려 올해도 수목원을 찾는 이들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계 귀화 한국인 민병갈(1921~2002) 선생이 1970년대 조성을 시작한 천리포수목원은 식물 1만4000여종을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2000년 국제수목학회로부터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증을 받았으며 해마다 20만명 넘는 이들이 찾고 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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