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복 1벌당 만원 식장 등에 뒷돈
제단 장식 꽃·음식 재활용 폭리도
제단 장식 꽃·음식 재활용 폭리도
이미 사용한 장의용품과 제사용 음식을 버리지 않고 다시 제공하며 폭리를 취한 장례물품 공급업자들과 이들로부터 뒷돈(리베이트)을 받은 장례식장 운영업자, 상조회사 대표, 장의사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장례식장 제단에 올리는 꽃과 제사용 음식을 다시 사용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사기)로 정아무개(57)씨 등 꽃집·식당 운영업자와 종업원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경찰은 장의용품 등을 상주한테 팔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뒷돈을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증재)로 장례식장 운영업자 이아무개(57)씨와 장례복 대여업자 양아무개(40)씨 등 5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 등은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장례식장에서 다른 유족이 사용했던 제단의 장식용 꽃과 제사용 음식을 유족 김아무개(47)씨한테 다시 공급하면서 새것인 것처럼 속여 200여만원을 받는 등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부산의 2개 장례식장을 이용한 유족들로부터 1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반적으로 제단에 올리는 음식은 한 차례에 15만~30만원 하는데 식당 운영업자와 종업원들은 첫번째 제사가 끝난 뒤 음식이 남으면 두번째 제사에 다시 올리거나, 출상 뒤 상주가 챙겨 가지 않으면 냉동실에 넣어뒀다가 다른 사람 장례에 다시 사용했다. 꽃집 운영업자들은 50만~250만원 하는 제단 장식용 꽃 가운데 시든 것만 버리고 다른 사람 장례에 재사용했다.
장례식장 운영업자와 장의사, 상조회사 대표 등은 부산의 3개 장례식장 장의용품 공급업자 등으로부터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4년여 동안 4억5000만원 상당의 뒷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꽃집한테서 판매대금의 40%, 영정 사진사한테서 50%, 운구차 대여업자한테서 30%, 납골당 안치 대행업자한테서 30%, 장례복 대여업자한테서 1벌당 1만원씩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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