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은 정당 행사, 교장은 교육감후보 지지글… 충북 교육계, 지방선거 정치판 됐네

이 교육감, 새누리당 당원 행사 참석
시민단체 “부적절한 처신…사퇴하라”
선관위, SNS 지지글 교원 2명 조사
교육감 선거 노린 출판기념회 성황

충북 교육계가 정치판으로 변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충북지사 선거 출마설이 돌고 있는 이기용 충북교육감이 특정 정당 행사에 참석해 물의를 빚는가 하면 현직 교장과 교사는 특정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는 글을 퍼뜨려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하고 있다. 게다가 이 교육감 등 지방선거 출마설이 돌고 있는 교장 등이 앞다퉈 출판기념회를 열기로 하면서 이미 충북 교육계에선 물밑 선거전이 치열하다.

충청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6·4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특정 충북교육감 입후보 예정자를 지지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청주의 한 교사와 괴산의 한 교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등)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선관위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교육 공무원이 특정 후보 지지성 글을 다수에게 퍼뜨린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입후보 예정자의 지시·공모 여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선 연임 탓에 교육감 선거에 나설 수 없는 이 교육감도 구설의 중심이다. 이 교육감은 지난 4일 새누리당 청주 상당구 당원협의회 행사에 참석해 비난받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6일 성명을 내어, “현직 교육감의 정당 행사 참여는 부적절한 처신을 넘어 정치적 행위다. 도지사 출마 등 정치 행보를 계속하려면 교육감을 사퇴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 교육감은 이날 도교육청 간부회의에서 “정치적 중립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불필요한 오해나 물의를 일으키면 문책하겠다. 선거 중립을 지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커지고 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는 7일 성명을 내어, “이 교육감의 행태는 이율배반적이다. 차라리 교육감직을 내려놓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솔직하다. 부적절한 정치적 행보를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또 차기 교육감 자리를 노리는 전·현직 교육계 인사들이 잇따라 출판기념회를 열기로 하면서,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들에게 줄을 서거나 줄을 대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김병우(전 전교조 충북지부장) 충북교육발전소 대표가 11일, 김학봉 청주 개신초 교장이 21일, 홍순규 전 충북교육과학연구원장이 25일, 장병학 충북도의회 교육의원이 26일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다. 강상무 청주외국어고 교장과 김석현 전 부교육감도 이달 말이나 다음달 출판기념회를 열 참이다.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이 교육감도 18일 출판기념회를 할 예정이다.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교육계에서 잇따라 좋지 않은 말들이 흘러나와 충북 교육의 앞날이 걱정된다. 현직에 있는 분들의 출판기념회는 교사·학부모뿐 아니라 교육계 주변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하더라도 후보 등록을 한 다음에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