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의 시어머니와 60대의 며느리가 머리에 피를 흘리며 숨진 채로 한 집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8일 아침 8시55분께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의 건물 4층에 살던 김아무개(85·여) 할머니 집에서 김 할머니와 며느리 정아무개(65)씨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김 할머니의 손자(35)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 할머니는 평소 잠을 자던 작은방 침대 아래에, 며느리 정씨는 문 입구에 쓰러져 있었다.
김 할머니의 손자는 경찰에서 “날마다 오전 8시와 오후 6시께 두 차례 몸이 좋지 않은 할머니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한다. 7일 저녁 전화를 했는데도 연결이 되지 않아 오늘 집으로 가보니 문이 잠긴 상태에서 두 분이 머리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방안에 있던 패물함이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또 거실 벽에서 정씨가 범인에게 저항하다 와인병을 던진 것으로 보이는 흔적도 발견했다. 범인이 몸에 묻은 핏자국을 지우기 위해 화장실을 사용한 흔적도 찾아냈다.
경찰은 거실 바닥에서 발견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피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유전자 감식을 맡겼다. 또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사건 현장 근처에 설치된 폐회로텔리비전과 근처에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숨진 두 사람이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고 4층으로 들어올 수 있는 출입문과 김 할머니의 작은방 창문이 정상적으로 닫힌 채로 있는 것을 볼 때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 누군가가 침입했거나 택배기사 등으로 속이고 집으로 들어가 두 사람을 둔기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씨는 2004년 남편이 사망한 뒤 김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다. 또 장성한 김 할머니의 두 손자는 서울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할머니가 사는 건물은 지하 1층~지상 4층이다. 현재 1층엔 상가 3개가 있고 지하 1층과 지상 2~3층은 비어있다. 부산/김광수 김영동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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