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삼계면 후곡천에 세워지는 다리가 주변 도로보다 높이가 1~2m 높게 건설되고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주민이 지금 도로보다 높아지게 될 도로 높이를 가리키고 있다.
도, 하천정비사업으로 신설 추진
주변보다 1~2m 높아 “집 묻힐판”
주변보다 1~2m 높아 “집 묻힐판”
전북도가 임실군 삼계면 후곡천에 새로 건설하는 다리가 주변 도로와 집보다 너무 높아서 해당 주민들이 불편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해부터 임실군 삼계면 후천리의 지방하천 후곡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만추교에서 하류 쪽으로 30~40m 떨어진 곳에 새로운 다리(만추교)를 건설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새 다리는 사업비 약 5억원을 들여 길이 52.6m, 폭 6m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새 다리의 높이가 인접하는 주변 도로보다 1~2m 높게 건설되는 바람에, 다리 양쪽 끝에 사는 주민들이 다리와 도로의 경사를 완만하게 하기 위해 땅의 일부를 내놓아야 할 형편이다.
새 다리 한쪽 끝에 사는 주민 한길순(71)씨는 “편리함을 위해 놓는 다리로 인해 오히려 주민이 불편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설명회도 제대로 열지 않아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한씨는 “집 앞에 옹벽을 설치해준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면 경치도 못 보고 굴속에 갇히는 것처럼 될 것이다. 감정가로 보상을 받고 이사를 가라고 하는데 평생 동안 살았던 이 집에서 그냥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주민 박동건(76)씨는 “하천 아래쪽으로 약 50m 더 옮겨서 다리를 세웠으면 다리와 주변도로가 논으로 연결돼 지금보다 여유가 있었을 것이다. 이대로 공사를 계속 진행하면 주민들의 집이 다리에 쏙 묻혀 들어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시행청인 전북도는 “시설기준의 강화로 계획홍수량이 많아져 하천이 넓어지고 제방도 높아져 새 다리가 높아진 것이다. 이런 사실을 주민설명회를 통해 알렸고, 시설 보완 및 이사 방안 등을 놓고 현재 해당 주민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는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기존 만추교와 가까운 자리에 새 다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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