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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지자체 서울 학원강사 초청수업 논란

등록 2014-02-05 22:15

제천 6억 충주 6억 들여
서울 입시학원과 계약
동해시는 1억 들여
‘강남구청 수능방송’ 시청

“입시에 눈멀어
사교육 부추긴다” 비판도
서울 유명 입시학원 강사들을 초청해 지역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과외수업’을 하는 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이들은 서울권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는 등 효과를 낸다고 자랑하고 있지만, 사교육 조장과 예산 운용의 불평등 등 비판 목소리도 높다.

충북 제천시 인재육성재단은 올해 시가 지원한 6억원으로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제천시 심화학습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제천고 등 지역 일반계고 4곳에서 학년당 40명씩 120명(남녀 각 60명)을 거점학교(제천고, 제천여고)에 모아 일주일에 3차례씩 국어·영어·수학 과목 등을 수강하게 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서울 ㅇ입시학원과 5억1580만원에 계약했으며, 강사들은 시간당 19만9000원을 받고 강의에 나설 예정이다.

제천시는 2010년 7월부터 해마다 심화학습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방학 때는 고교 진학 예정인 중학교 3학년 60명을 뽑아 특별수업도 하고 있다. 시는 지금까지 심화학습반 운영을 위해 18억여원을 지원했다. 충주시도 2012년부터 6억여원을 들여 서울 ㅈ학원과 계약한 뒤 지역 우수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특별 과외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천고의 한 교사는 “학생들의 반응이 좋고 효과도 크다. 시가 지원하는 예산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교사들도 가끔 이들 강사의 수업을 모니터링한 뒤 수업에 활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근희 제천시 인재육성재단 팀장은 “우수 인재들이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대도시 지역과 교육 격차를 줄이려고 심화학습반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요를 감당할 질 높은 입시학원 등이 지역에 많지 않은 것도 유명 학원강사를 데려와 강의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병우 전 충북교육발전소 대표는 “입시에 눈멀어 사교육에 공교육 교실을 내줘서는 안 된다. 서울 유명학원의 특강이 결코 명품 교육이 아니며, 효과도 크지 않다. 굳이 필요하다면 강사진과 강의의 질이 훨씬 뛰어난 <교육방송>을 활용하는 게 낫다”고 지적했다.

강원 동해시는 1억여원을 들여 올해부터 지역 중고생들에게 서울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을 시청하게 할 계획이다. 김순기 동해시 주무관은 “수도권의 우수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교육 격차를 줄이고, 사교육비 경감 등 균등한 교육 기회를 주려고 시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동해시는, 2004년 개국한 강남구청 인터넷 수능방송은 춘천·정선 등 강원 2곳, 청주·옥천 등 충북 4곳, 금산·서산 등 충남 14곳을 포함해 전국 136곳의 자치단체가 수강 협약을 했다고 덧붙였다.

박을석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 정책실장은 “많은 예산을 들여 학원 특강을 유치하는 것은 공교육을 지원하고 바로 세워야 할 자치단체들이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이다. 전체 주민에게 골고루 써야 할 예산을 일부 특정 학생들에게만 쓰는 것은 예산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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