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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AI에 스러진 ‘귀농의 꿈’

등록 2014-02-06 19:53수정 2014-02-06 21:21

노모와 둘이 살던 50대 양계농
닭 제때 출하 안되자 음독자살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 출하가 부진하자 2년 전 귀향한 50대 양계 농민이 목숨을 끊었다. 6일 새벽 5시20분께 전북 김제시 금구면 봉아무개(52)씨 집에서 봉씨가 술을 마신 다음 극약을 먹은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봉씨의 누나 등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김제경찰서가 밝혔다.

봉씨는 자살을 시도하기 전 서울에 사는 조카한테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 봉씨의 조카는 곧바로 전북 부안에 사는 봉씨의 누나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누나 등이 동생 집에 가서 봉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봉씨는 서울에서 2년 전 고향인 금구면으로 귀향해 농장주에게 연 1300만원을 주고 양계 농장을 임대해 토종닭 3만5000여마리를 키워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닭고기 소비가 줄면서 닭을 제때 출하하지 못하고, 병아리를 새로 들여오는 입식을 못 하게 되자 봉씨가 이를 고민해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토종닭은 보통 입식을 한 뒤 60일이 지나면 출하해야 하는데, 봉씨가 키우는 닭 가운데 일부는 100일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봉씨의 친구는 “생활 형편이 넉넉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조류인플루엔자까지 터지는 바람에 무척 힘들어했다. 특히나 지난달 말 농장 임대계약 기간이 끝나 이곳을 떠날 처지였다”고 말했다.

김제시 관계자는 “금구면에는 반경 10㎞(경계지역) 방역대, 가금류 등 이동제한 조처에 적용되는 농가가 없다. 하지만 토종닭 판매가 한시적으로 금지되자(1월30일~2월5일) 봉씨가 이를 비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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