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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여수 기름유출뒤 첫 대책협의회 “보상 받으러 영국까지 가야하나”

등록 2014-02-06 19:55수정 2014-02-06 21:23

성난 어민들 정부에 대책 촉구
GS “확인된 피해 선지급 추진”
“우리에게 나라가 없습니까? 우리가 보상을 받으러 영국까지 가야 합니까?”

6일 오후 전남 여수해양항만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광양항 원유2부두 기름유출 사고 수습대책협의회’ 회의에 참가한 전남 여수·광양, 경남 남해·하동의 어민 대표 20명이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국가산업단지 안 지에스(GS)칼텍스의 부두에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7일 만에 겨우 피해 보상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설날 아침 생계 터전인 바지락·톳 양식장 등이 시커먼 ‘기름 폭탄’을 맞아 망가지는 피해를 본 어민들은 정부에 적극적으로 수습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피해 어민들은 정부가 있는데도 사고를 낸 유조선이 가입했다는 10억달러의 선주상호보험 보상금을 받으러 영국에까지 어민들이 직접 가야 하느냐며 울분을 쏟아냈다. 사고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는 해양수산부, 지방자치단체, 지에스칼텍스, 선박사 등의 관계자 40여명이 참여했다.

어민들은 이날 해양수산부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문해남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이 “이번 사고의 가장 큰 피해자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아 생계의 터전을 잃고 심리적 공황에 빠진 지역 주민들”이라며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 했다. 이날 해임된 윤진숙 해수부 장관이 하루 전 “1차 피해자는 지에스, 2차 피해자는 어민들”이라며 주민을 자극한 발언을 의식한 듯했다.

어민들의 성난 목소리는 가라앉지 않았다. 여수시 신덕마을 청년회장 김경남씨는 “지에스가 1차 피해자라니 해수부가 지에스 대변인이냐? 정부가 겉으로는 주민, 어민 편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대기업 편”이라고 따졌다.

확산된 기름띠로 피해를 본 경남지역 어민들은 재앙을 부른 지에스칼텍스를 겨냥했다. 하동군 대도어촌계 이원식씨는 “바다를 망친 송유관 시설주인 지에스가 1차로 책임을 지고, 책임 소재는 나중에 따져 정산하라”고 다그쳤다. 남해군 어민대표 박만진씨는 “2차 피해와 환경영향을 포함한 피해 조사를 벌이고, 보상 주체를 지에스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에스칼텍스 쪽은 전날까지 ‘선보상’에 난색을 보이다 이날 태도를 바꿨다. 김기태 지에스칼텍스 고문은 “확인된 피해에 대해 선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회의장 밖에서는 피해가 집중된 신덕마을 주민 100여명이 ‘불안해서 못 살겠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고 싶다’고 쓴 펼침막을 내걸고 농성을 벌였다. 주민들은 방제 작업을 하던 225명이 두통·구토 등으로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이 가운데 김아무개(65)씨 등 5명이 입원했다고 밝혔다.

여수/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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