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명 2박3일 세미나 떠나 비난 일어
진천 군의장 여론악화에 먼저 귀향
진천 군의장 여론악화에 먼저 귀향
충북시군의회 의장단이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속에 제주에서 등산·관광 등을 겸한 연찬회(세미나)를 열어 농민 등의 비난을 사고 있다. 임기중 청주시의회 의장 등 충북시군의회 의장단 15명과 시·군의회 사무국 직원 12명 등 27명은 5일 제주로 연찬회를 떠났다. 이들은 7일까지 특강, 송악산 등반, 관광지 견학 등 2박3일 일정을 소화할 참이다. 경비는 1인당 52만원씩 1400여만원이다. 임 의장은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전 계획했고,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면 30% 정도 위약금을 물 것 같아 진행했다. 시·군의회 소통과 지역 현안 공유를 위한 자리였는데 농민 등에게 실망을 줬다면 미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하고 있는 진천의 염정환 군의장도 참석해 눈총을 사고 있다. 진천은 6일 덕산면 등에서 오리 3만4600마리를 매몰 처분하는 등 지금까지 20농가에서 오리 21만여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덕산면은 염 의장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진천군 덕산면의 축산농 ㅇ씨는 “그런 사람을 의원으로 뽑아준 것이 후회된다”고 말했다. 염 의장은 비난이 일자 6일 오후 서둘러 귀향했다.
애초 연찬회에 참석하려다 불참한 손수종 음성군의회 의장은 “자식 같은 닭·오리를 지키려고 사투를 벌이는 농가는 전쟁 상황이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제주가 아니라 방역 현장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북지역본부는 6일 성명을 내어, “농민의 눈물을 외면한 시·군의장단은 도민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외유성 경비를 반납하라. 공무원을 포함한 유권자들은 이들이 지방선거 때 어떤 모습으로 표를 구걸하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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