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사 경쟁률 5대1·강원 4대1
생활비 반값에 귀가시간도 챙겨
충남도 서울에 학사 건립 검토
생활비 반값에 귀가시간도 챙겨
충남도 서울에 학사 건립 검토
충북도, 강원도 등 자치단체가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지역 학생들이 서울에서 묵을 수 있도록 지은 ‘지역 학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숙·오피스텔 등을 이용하는 데 견줘 이용료가 반값 수준인데다 학사에서 학생들의 생활 관리까지 맡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학사는 올해 90명 모집에 492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5.46 대 1을 기록했다고 11일 밝혔다. 2011년엔 8.32 대 1, 2012년엔 10.7 대 1, 지난해엔 6.09 대 1을 기록했다. 정원은 356명이다. 충북학사는 1992년 서울시 강남구 개포로에 문을 열었다가 2009년 400억원을 들여 영등포구 버드나무로에 새로 지었다. 체력단련장, 도서관(장서 1만3000여권) 등을 갖춰 여느 대학 생활관 못지않다. 지금까지 3400여명이 이용했으며, 사법시험·행정고시 등 주요 국가고시 합격자 89명을 배출하기도 했다. 한달 이용료는 20만원으로 싼데다, 귀가 시간(밤 12시) 등 생활까지 꼼꼼하게 챙기면서 학부모들의 선호도도 높다.
박정현 충북학사 학생지원팀 주임은 “두 학기 연속 C학점을 받거나, 성적·생활태도 등을 평정해 해마다 하위 5%를 강제 퇴사시키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오피스텔 등을 이용하는 것에 견줘 반값 이하의 생활비가 드는 것도 인기 원인”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악구 난곡동에 있는 강원학사도 인기다. 강원학사는 1975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새강원의숙’이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가 1988년 강원학사로 바꾸고 이듬해 지금의 난곡동에 새 건물을 지어 옮겼다. 정원은 274명이다.
지난해 89명 모집에 21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44 대 1이었다. 하지만 시·군에 할당하는 특례 입사를 뺀 순수 경쟁은 38명 모집에 154명이 지원해 평균 4.0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76명 모집에 174명이 지원했다. 성적(60%)과 가정 형편(30%), 면접(10%)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학사 운영기금을 출연한 도내 18개 시·군이 추천한 2~3명은 특례 입사로 우선 선발한다. 한달에 15만원이면 세끼 식사와 잠자리가 해결된다.
송재필 강원인재육성재단 총무팀장은 “학생들의 수요와 인기가 있어 서울 강북·강동권에 제2 강원학사를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가난하고 우수한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에 머무는 충남지역 학생들을 위해 ‘충청남도 학생기숙사’(충남학사)를 운영하고 있는 충남도도 서울에 충남학사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충남도 교육법무담당관실 황선필 주무관은 “충남인재육성재단이 서울에 충남학사를 건립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4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고 적절한 위치 등도 고려해야 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전진식 박수혁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