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등 방호복 없이 들어가
전남 여수 ㈜한화 화약공장에서 지난 5일 일어난 폭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간부와 경찰관이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은 채 현장에 들어갔다가 다시 화약이 터지는 바람에 부상을 입었다.
12일 오전 10시45분께 여수시 신월동 한화 사업장 안 연건평 25㎡ 규모의 화약 보관창고에서 폭발 사고가 일어나 김아무개(53) 국과수 실장과 여수경찰서 과학수사팀 임아무개(43) 경사 등 2명이 얼굴과 다리 등에 1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폭발 순간 부서진 콘크리트 조각들이 튀어 김 실장은 얼굴 부위를 다쳤고, 임 경사는 발꿈치에 골절상을 입었다. 이들은 지난 5일 일어난 폭발 사고 현장을 감식하려고 화약 보관창고 안으로 들어가 시료를 채취하던 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틀째 현장 감식을 하던 중 두 사람이 창고 안에 들어간 지 15분쯤 지나 갑자기 소규모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작은 충격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기폭용 화약이 창고 바닥에 가루 상태로 남아 있었는데 이들 두 명이 신발로 밟았거나 시료를 떼내던 순간 폭발한 것으로 추정했다.
김 실장은 총기·화약 분야 전문가인데, 두 명이 방호장구를 갖추지 않은 채 현장으로 들어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화약 폭발 사고를 감식할 때 방호복 등 방호장구를 갖춰야 하는 규정이 있는지 조사중이다.
경찰은 이달 들어 이 공장에서 두 차례 일어난 폭발 사고의 원인, 취급자의 과실,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 화약공장에서는 지난 5일 오전 11시50분 폭발 사고가 나 화약 보관창고의 콘크리트 벽면과 지붕이 날아갔다. 습식 저장고인 이 창고엔 당시 화약 18.1㎏이 보관돼 있었다. 습식 저장고는 폭발 사고를 막기 위해 화약을 물과 알코올이 섞인 용액에 넣어 보관한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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