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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함평, 공사립 통폐합 ‘학교살리기 실험’

등록 2014-02-13 22:20

학다리중고·나산중고 기부채납
2017년부터 공립학교와 합치고
‘거점고·통합중’ 신설 학생 모집

논의과정 공개와 주민 참여로
지역명문 전통 잇는 대안 찾아
학생수가 급격하게 줄어가는 전남 함평군에서 사립 중·고교 4곳이 자발적으로 공립학교와 통폐합하는 교육실험이 시도된다.

전남도교육청은 13일 함평군의 사립학교법인인 학교의숙이 학다리중·고를, 실림학원이 나산중·고를 기부채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공립학교와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림학원은 다음달 1일 30여억원의 학교 재산을 전남교육청에 내놓아 공립으로 전환하고, 학교의숙은 2017년 2월까지 재산 45억원을 기부하는 절차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이들 사립학교는 지역 명문의 전통과 명맥을 잇고 한계에 부닥친 신입생 모집의 물꼬를 트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함평군에서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를 통폐합해 거점고와 통합중을 신설하는 초유의 농어촌지역 교육실험이 시도된다.

도교육청은 사립인 학다리고(15학급)와 나산고(9학급)를 공립인 함평여고(6학급)와 합쳐 2017년 3월 21학급 규모의 거점고를 신설한다. 함평학다리고로 불릴 이 거점고는 학다리고 터나 함평골프고 터에 남녀 공학으로 문을 열게 된다.

또 사립인 학다리중(6학급)과 나산중(3학급)을 공립인 함평중(7학급)과 합쳐 2017년 15학급 규모의 함평중을 함평읍내 새로운 학교 터에 세운다. 함평중은 남학생만 받고, 3개 학교에 다니던 여학생은 함평여중으로 옮기게 된다.

대신에 현재의 나산중은 2016년 3월 이름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공립 특성화중으로 전환된다. 174억원을 들여 신설할 특성화중은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할 수 있다.

함평 주민들은 지난해 2월 각계 대표 75명으로 ‘함평지역 적정규모 학교육성 추진위원회’(위원장 양규모 함평군의회 의장)를 구성해 15차례 회의를 열었다. 학부모와 지역민을 대상으로 공청회와 설명회를 다섯차례에 걸쳐 개최했다. 함평교육지원청은 누리집에 통폐합의 장단점, 주민회의 기록, 각종 용역 결과 등을 낱낱이 공개해 힘을 실어주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4개 학교 동문회와 학교 주변 상인을 중심으로 일었던 반대 분위기가 수그러들고 몇해 안에 폐교될 가능성이 높은 학교를 살릴 대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차츰 형성됐다.

함평군의 학생수는 초등학생이 11개교에 1300여명, 중학생이 8개교(공립 6, 사립 2)에 900여명, 고교생이 6개교(공립 3, 사립 3)에 1400여명에 이른다. 특히 도시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많은 농어촌 지역의 특성을 고려해 공립고 3개교 중 함평골프고, 전남보건고 등 2개교는 특성화고로 운영되고 있다.

김승호 함평교육장은 “통폐합되는 사립 4개교의 교직원 100여명은 공립으로 특채된다. 이 사업에 필요한 예산 1000억원의 지원을 4월 열리는 교육부 중앙투융자심사위에 요청하겠다. 초등학교는 그대로 두고, 원하는 중·고교만 통폐합해 적정 규모로 육성한다는 점에서 곡성군의 경우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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