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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습기 먹은 눈 70㎝…126톤 무게 쏠려
비슷한 붕괴 사고 속출에도 제설 방치

등록 2014-02-18 20:52수정 2014-02-18 22:30

기상·제설 상황 어땠기에
경북 경주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지붕 붕괴 참사는 이례적인 폭설이 쌓인 가운데 이를 제때에 치우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는 추정이 나온다.

경주지역에는 지난 9~13일 닷새 내내 34.8㎝의 눈이 내렸고, 다소 주춤한 14~15일에도 1.5㎝의 눈이 쌓였다. 하루가량 눈이 내리다 말곤 했던 것에 비춰 이례적인 강설량이다.

사고가 난 리조트가 있는 양남면은 48㎝의 적설량을 기록했으며, 경주시는 특히 리조트가 위치한 양남면 신대리 동대산 500m 고지에는 더 많은 눈이 쌓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북도는 “내린 눈의 양과 소방서·경찰의 관측 등을 종합할 때 체육관 지붕 위에 70㎝가량 눈이 쌓여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17일과 구조작업이 이어졌던 18일에도 리조트 일대에는 눈이 이어졌다.

눈은 쌓이면 건물에 적지 않은 하중을 가한다. 비닐하우스 등의 안전과 관련한 농촌진흥청 기준을 보면, 적설량이 50㎝~1m일 때 1㎡ 면적에 가하는 1㎝ 높이 눈의 무게는 1.5㎏이다. 체육관 바닥 1205㎡와 비슷한 지붕 면적에 70㎝가량 눈이 쌓여 있었다면, 사고 당시 지붕은 126t 이상 하중을 받은 셈이 된다. 이번 눈이 습기를 많이 머금은 ‘습설’이어서 무게가 가중됐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그런데도 리조트를 운영하는 코오롱그룹 쪽이나 경주시 등 지방자치단체 등은 1000명 넘게 참가하는 행사장의 제설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례적인 폭설이 내린 만큼, 체육관 지붕 쪽 눈만이라도 제때에 치우는 제설 작업을 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리조트 진입로는 경주시와 울산 북구의 접경지역이고 시내버스가 다니는 곳도 아니다보니, 제설 대처의 사각지대로 방치돼왔다. 원창학 경주경찰서장은 “가뜩이나 강도가 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된 체육관 지붕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주시에선 지난 12일 북부동 계림초등학교와 사정동 경주공고에서 쌓인 눈의 무게 때문에 학교 강당의 패널 지붕이 일부 내려앉는 사고가 난 바 있다. 강당에 아무도 없어 인명 피해는 면했으나, 이번 경주 리조트 참사의 예고편이었던 셈이다.

경주와 인접한 울산 북구에서도 지난 10·11일 공장 건물 7곳의 샌드위치 패널 지붕이 무너져, 전문계 고교의 현장 실습생 등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경주 울산/김일우 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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