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말 안쓰면 자울어집니다

제주발전연구원, 소멸위기어 살리기
일상어 1424개 선정·활용법 제시

‘가시아방’, ‘가시어멍’, ‘게염지’, ‘자울다’, ‘돔박고장’, ‘콥대사니’, ‘강베록’, ‘우렁비’는 무슨 뜻일까.

제주발전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 오승훈 전문연구원은 20일 ‘제주어 기초어휘 선정 및 활용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유네스코 소멸 위기 언어의 하나로 분류된 제주어를 살리기 위해 일상생활에 활용할 필요가 있는 기초어휘 1424개를 선정해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오 연구원은 기초어휘를 선정하기 위해 1988년부터 2010년까지 나온 <제주방언연구>(자료편), <제주의 언어 1, 2>, <제주말큰사전>, <개정증보 제주어사전> 등 7종의 제주어 어휘 조사집을 토대로 2만5261개의 어휘를 추려낸 뒤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사용 빈도와 어휘의 특성을 평가했다. 품사로는 명사 688개, 대명사 9개, 수사 21개, 동사 428개, 형용사 163개, 관형사 13개, 부사 87개, 감탄사 6개 등이다.

명사는 가시아방(장인), 가시어멍(장모), 게염지(개미), 굴메(그림자), 너베기(넓이), 돔박고장(동백꽃), 콥대사니·송개마농·숭게비·마농(마늘), 멘주기·강베록·강베리·젱비리(올챙이), 박비·우렁비(소나기), 미내기·미나기(미나리), 우금·울굼(밥주걱), 빙애기·비애기·빙아리(병아리), 솔나니·솔내기·솔래기(옥돔) 등이다.

동사는 자울다(기울다), 누르뜨다·누뜰다(힘을 주어 누르다), 마트다(맡다), 반테우다(제사나 명절 음식을 골고루 나눠주다), 부에나다·북두매기나다(화나다) 등이다. 감탄사는 게메(장단을 맞추는 말), 형용사는 기렵다(그립다), 부사는 건즘·거진(거의), 게고(그리고), 구짝(곧장), 문뜩(갑자기) 등이 포함됐다.

이런 어휘들은 50대 이상의 제주도민들은 어느 정도 알지만 젊은 세대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아 사라지고 있는 어휘들이다.

오 연구원은 “제주도 내 중·고교생들의 제주어 어휘 인지도가 매우 낮고 일반 도민들은 일상생활에서 제주어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제주어 교육을 목적으로 제작하는 학습사전에 품사, 뜻풀이, 용례 등의 정보와 함께 기초어휘를 우선 수록해 제주어 교수·학습에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제주어는 유네스코가 분류한 소멸 위기 언어 가운데 ‘심각한 소멸 위기에 처한 언어’로 분류됐다.

허호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