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녀 1명 실종 이어 1명 사망
51% 70살이상…심장마비 등 원인
51% 70살이상…심장마비 등 원인
제주 해녀들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물질’을 하다 숨지거나 실종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24일 오후 1시20분께 제주시 우도면 영일동 바다에서 잠수해 패류를 잡는 물질을 하던 해녀 고아무개(64)씨가 의식을 잃고 떠 있는 것을 동료 해녀들이 발견해 우도보건지소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지난 21일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항 인근 바다에서 소라를 채취하던 송아무개(76)씨가 실종되는 등 올해 들어서만 3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물질을 하다 숨진 해녀는 2009년 7명, 2010년 5명, 2011년 11명, 2012년 7명, 2013년 7명 등 5년 동안 한해 5~11명에 이르고 있으며, 70살 이상 해녀 사망자가 85%나 됐다. 2009·2010·2013년에는 사망자가 모두 70살 이상이었다. 해녀 사망자가 크게 늘었던 2011년에도 11명 가운데 10명이 70살 이상이었다. 이런 사고는 해녀들의 고령화에 따른 체력 저하와 심근경색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내 해녀는 4507명인데, 이 가운데 70살 이상이 51%인 2297명으로 제주도는 집계했다.
제주도는 해녀들의 사고가 잇따르자 고령 해녀들을 보호하고자 평균 5~6시간인 물질 시간을 3~4시간으로 줄이도록 지도하고 있다. 해양경찰도 해녀 조업구역과 조업시간을 미리 파악해 순찰 때 중점 관리하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 에스-중앙병원 조대경 심장혈관내과 과장은 “여성은 대개 55살 이상이 되면 심근경색 위험도가 높아지는데, 당뇨나 고혈압 등이 있으면 더욱 위험하다. 체력이 떨어진 해녀들이 숨을 참고 물 속에 들어갔다가 나오기를 반복하면 신체가 받는 부담이 커져 심근경색이 올 수 있다. 되도록 과도한 물질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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