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한라산에 새긴 600년 발자취

등록 2014-03-04 08:49

마애명 100곳 보고서 나와
“망망한 창해 드넓은데/ 한라 봉우리 떠 있구나/ 백록을 탄 신선 기다리는데/ 난 오늘에야 정상에 올랐네.”

1767년(영조 43년) 조정 대신들의 비리를 비판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제주도에 유배됐던 관리 임관주는 풀려난 뒤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 이런 글을 남겼다.

조선시대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분화구 주변 등의 암벽이나 바위에 글을 새긴 ‘마애명’을 정리한 보고서가 나왔다. 제주도 한라산연구소는 2012~2013년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와 탐라계곡, 방선문계곡 등 3구역에서 마애명 조사를 실시해 백록담 31곳, 탐라계곡 4곳, 방선문계곡 65곳 등 모두 100곳의 마애명을 찾아 정리한 <한라산 마애명> 보고서를 펴냈다고 3일 밝혔다.

탐관오리 가운데 한명으로 1837년 파직한 제주목사 조우석은 1년6개월 동안의 재임기간에 산방산을 비롯해 용연, 탐라계곡, 백록담 등 곳곳에 본인과 동행자들의 이름을 새겨놓았다. 흉년이 들었던 시기에 그는 탐라계곡을 탐방하면서 악공 2명을 포함해 부하 13명을 데리고 나서는가 하면 제주 특산물을 개인적으로 빼돌렸다가 결국 파면됐다.

면암 최익현도 방선문과 한라산 백록담 분화구 주변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다. 1873년 제주에 유배됐다가 1년4개월 만에 풀린 직후 한라산을 올라 이름을 새겨넣었고, ‘유한라산기’라는 기행수필을 남기기도 했다. 한라산 백록담에 남아 있는 최근의 마애명에는 해무청장 시절인 1955년 등정한 민복기(훗날 대법원장 역임), 1966년 제주도지사로 부임했던 정우식 전 지사와 간부들의 이름도 보인다.

‘신선이 사는 곳으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뜻의 방선문계곡은 제주목사와 제주 사람들이 즐겨 찾던 명소다. 조선 고종 때 김옥균을 암살했던 제주목사 홍종우의 이름과 최익현 등의 이름도 있다. 방선문계곡 등의 마애명들은 태풍과 풍화작용 등으로 심하게 훼손된 상태다.

한라산연구소 고정군 박사는 “이번 조사는 한라산의 인문학과 역사지리학적 접근으로는 처음 시도한 것이다. 한라산 조사연구의 범위를 자연자원 조사에서 역사문화유적 조사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