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절도 등 기소된 피고자
알고보니 범죄기간 소년원 재소
법원, 혐의 넷 중 셋 무죄
검찰, 부실 지적에 “몰래 나왔을수도”
알고보니 범죄기간 소년원 재소
법원, 혐의 넷 중 셋 무죄
검찰, 부실 지적에 “몰래 나왔을수도”
절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소년범이 범죄를 저지른 기간에 소년원에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검찰의 부실 수사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법 형사21단독 천종호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특수절도 등 4가지 혐의로 기소된 이아무개(20)씨한테 공갈 혐의만 인정해 징역 1개월을 선고하고 나머지 3가지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천 부장판사는 이씨가 2011년 12월17일 오후 3시45분께 경남 창녕군 도천면의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서 권아무개(당시 17살)씨를 협박해 권씨의 오토바이를 빼앗은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2011년 7월31일~11월24일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취객과 행인의 가방을 날치기하거나 훔친 7건의 절도 혐의와 같은 해 10월15일과 11월24일의 오토바이 무면허 운전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 기간 이씨는 소년원과 숙박을 하는 청소년 보호시설에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2010년 6월28일부터 2011년 9월30일까지 또다른 절도 등 혐의로 부산소년원에 수감됐다. 부산소년원을 출소한 이후에는 2011년 12월11일까지 청소년 보호시설인 부산청소년자립생활관에서 생활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이씨의 자백과 목격자가 있고, 전과를 조회하더라도 소년원에 언제 입소해서 퇴소했는지는 바로 알 수가 없었다. 이씨가 청소년보호시설 등을 몰래 빠져나와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소년보호시설과 달리 소년원은 직계가족의 장례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공무원의 동행 등의 조건으로 외출을 허용하고 있다. 이씨가 허위 자백을 했거나, 검경이 또다른 절도 사건의 날짜와 혼동했을 수 있는 것이다. 거꾸로 이씨가 소년원에서 탈출해서 범죄를 저질렀다면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소년과 관계자는 “사실상 24시간 감시하는 소년원을 빠져나와 범죄를 잇달아 저지르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씨가 허위 자백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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