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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어민들이 120㎞를 걷고 또 걷는 이유는?

등록 2014-03-24 21:32

울림마당
충남 서산·태안에 걸쳐 있는 가로림만은 어머니의 자궁 같은 곳입니다. 수많은 자연생물들이 생명들을 잉태하고 보육할 뿐만 아니라, 서산시 어업 인구의 92%와 태안군 어민 25%가 그 품속에서 살아왔고 살아가야 할 곳입니다.

발전회사는 그곳에 댐을 막아 조력발전소를 짓겠답니다. 많은 분들이 조력발전을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과 같은 친환경에너지 또는 신재생에너지로 알고 있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항아리처럼 생긴 가로림만의 입구를 댐으로 막고 발전기를 설치하는 댐발전소입니다. 댐이 바닷물의 흐름을 막으니 어떤 곳은 해수 교환율이 4.4%밖에 되지 않아 수질 악화 등 생태계 훼손은 물론 어민들의 생계 터전이 파괴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만들어진 가로림조력발전㈜은 엉터리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했다가 2012년 4월 환경부에 의해 반려됐습니다. 그런데 20개월도 안돼 분량만 늘린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했습니다. 이를 접수한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월20일, 충남도에 ‘가로림조력사업 갈등 중재를 위한 협의회’ 구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이것은 지난해 6월 국무회의에서 사업비가 6000억원 이상 소요되는 국책사업은 갈등영향분석을 의무화하도록 결정한 것에 따라 지난해 7월 사회갈등연구소에 의뢰해 나온 갈등영향분석 결과 보고에 따른 것입니다. 산업부는 그 보고를 토대로 중립적 위치에 있는 충남도가 ‘가로림 지역 지속가능 발전협의회’를 구성해 갈등을 중재해 달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랬던 산업부가 2월3일 사업자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접수하고 환경부에 제출한 것입니다.

산업부의 이런 행위는 앞으론 갈등 중재를 하는 척하며 뒤로는 가로림 조력발전 사업 허가를 위한 수순을 밟는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였습니다. 산업부의 갈등 중재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환경부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즉시 회수하고, 갈등 중재 과정 동안은 행정절차 진행을 중단해야 합니다. 환경부 역시 환경영향평가서를 즉시 반려해야 합니다.

‘바다를 막지 말라’는 당연한 요구를 위해 서산·태안 어민과 주민들은 벌써 두번이나 100㎞가 넘는 길을 걸었습니다.
안인철 서산 갈산교회 목사
안인철 서산 갈산교회 목사

2012년 2월 서산시청에서 정부과천청사까지 눈발을 뚫고 120㎞를 걸었고, 지난 6~12일 서산시청에서 정부세종청사까지 또 걸었습니다. 조력발전을 유치하려는 세력들은 현지 주민들에게 수십대의 버스를 동원할 수도 있고 멋진 식사와 볼거리를 제공해줄 수도 있지만, 가진 것이 몸뚱이뿐인 그들은 그렇게 걷고 또 걸었습니다. 2차 도보대행진을 마치고 불과 2주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피로가 풀리지도 않았고 부르튼 발이 회복되지 않았습니다만 그들은 또 걸을 것입니다.

더는 개발논리 때문에 수많은 생명들의 삶터가 파괴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안인철 서산 갈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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