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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도박중독 10~30대 ‘토토’에 빠졌다

등록 2014-03-25 20:11

광주 예방센터, 433명 상담 분석
40대 이상은 인터넷도박·카드 등
10·20대 증가세…빚 평균 4386만원
“도박중독은 병이고, 나는 환자이므로 치료를 해야 한다.”

김아무개(35)씨는 어릴 때부터 짤짤이나 고스톱을 좋아했다. 20대 초반에는 포커에 손을 댔다. 이후 인터넷 포털인 한게임, 스포츠토토 등 다양한 도박을 접하면서 10년 만에 4억원을 날렸다. 참다못한 부인과 끝내 이혼했고, 경제적·심리적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가족의 권유로 1년 남짓 도박을 끊기 위한 단도박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개인·집단 상담을 하면서 그는 도박중독을 병으로 바라보게 됐다. “병에서 회복을 한다면 예전보다 훨씬 행복해질 것이라 믿는다.”

안정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이아무개(33)씨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스포츠토토에 돈을 걸기 시작했다. 처음 몇차례 큰돈을 따자, 흥미를 느껴 판을 키웠다. 차츰 깊이 빠져든 그는 불과 2년 만에 1억원을 잃었고, 결혼 1년차에 파경을 맞았다. 그는 “황금 같은 30대 초반이 너무 무의미하게 흘러갔다”고 후회했다.

광주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이하 센터)가 25일 지난 2년 동안 도박중독자 433명을 대상으로 벌인 상담 내용을 분석해 발표했다. 도박중독자의 유형을 보면, ‘스포츠토토’가 38.7%로 가장 많았고, ‘인터넷 도박’이 20.2%로 두번째를 기록했다. 그 뒤로 카드(12.5%), 경마(11.3%), 화투(6.0%), 주식(4.8%), 카지노(3.6%) 등이었다.

도박자의 연령대는 30~40대가 많지만 10~20대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다. 앞으로는 장소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온라인 도박을 통제하기 어려워 20대가 다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센터 쪽은 내다봤다. 10~30대는 과반수가 스포츠토토에 빠져 있었고, 40대 이후는 인터넷, 카드, 경마, 화투 등 유형이 다양했다.

도박으로 인한 채무액은 평균 4386만원으로 가계에 부담을 줄 만한 큰돈이었다. 중독자 4명 가운데 1명은 채무를 갚지 못한 궁박한 상태였다. 중독자의 19.5%는 9000만~1억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도박의 동기를 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돈을 따거나 잃은 돈을 되찾겠다는 금전욕구가 강하게 작용했다. 대개는 금전욕구뿐 아니라 스릴과 재미, 도피나 사교를 위해 도박에 다가갔다. 도박자들은 따거나 잃는 원인을 자신의 능력에 결부시킨다거나, 도박하려는 욕구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을 것이라고 쉽게 포기하는 심리적 경향도 갖고 있었다.

정재국 예방홍보팀장은 “상담자들이 도박중독을 문제로 인식하지만 해결하기 위한 행동대안을 알지 못했다. 청소년기의 사전 예방교육, 중독자에 대한 전문적인 개입으로 지역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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