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서 자녀들 구하려다…‘대학생’ 30대엄마 함께 숨져

남편과 사별하고 두 딸을 홀로 키우던 30대 중반의 ‘늦깍이 대학생’ 엄마가 불이 난 집에서 아이들을 구하려다 함께 숨졌다.

지난 29일 오전 1시7분께 경기 과천시 장군마을1길 ㄷ빌라 반지하에 있는 오아무개(35·여) 집 거실에서 불이 나, 김아무개(35·여)씨와 김씨의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인 두 딸(13·11살), 집 주인 오씨의 친구인 박아무개(36)씨의 초등학교 3학년 딸(10) 등 4명이 숨졌다. 발견 당시 아이들 3명은 이불에 누운 채 숨져 있었고, 김씨는 아이들 옆에서 얼굴을 이불에 감싼 채 웅크린 모습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한 사이버대학에서 상당심리학을 전공하는 김씨는 29일로 예정된 학과 수련회를 떠나기에 앞서 친구인 오씨에게 두 딸을 맡기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친구인 오씨와 박씨 등 3명과 함께 이날 오후 10시께 오씨의 집 작은방에 3명의 아이들을 재우고 술을 마셨으며, 이후 박씨는 자신의 집으로 가고 자정께 오씨는 안방에서, 김씨는 거실에서 각각 잠자리에 들었다.

경찰은 거실에서 잠자던 김씨가 불이 나자 아이들이 있는 작은방으로 뛰어들어갔다가 연기에 질식돼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과천/홍용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