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이 8일 대구시청앞에서 호랑이와 다람쥐 복장을 한 채 앞산 관통도로를 건설하지 말라고 외치고 있다.
“소음·먼지 불보듯”…대구시는 “2006년 5월 착공”
“앞산 한 복판으로 터널을 뚫어 길을 내면 마을 앞 쉼터가 모두 사라집니다.” “소음과 먼지 때문에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8일 오전 10시 대구시 수성구 파동과 달서구 상인동 주민 100여명이 대구시청 앞에서 모여 “앞산 관통도로를 내지 말라”고 호소했다.
앞산 관통도로 들머리에 자리잡은 달서구 상인동과 대곡동에 사는 시민들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고 산책하면서 쉬는 마을 앞 ‘달비골’이 여지없이 파괴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상인동 장미아파트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길이 나면 아름답게 보존된 마을 앞 참나무 숲이 여지없이 부서진다”며 “대구시가 환경을 망쳐가면서 까지 수천억원을 들여 꼭 길을 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김씨는 “장미아파트 4단지 760세대 주민 가운데 극소수 일부를 제외하고는 앞산에 길을 내는걸 모두 반대한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앞산 관통도로의 끝부분으로 높이 43m를 웃도는 고가도로가 지나가는 파동 주민들은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단독주택에 산다는 박영숙(50·주부)씨는 “지붕위로 고가도로가 지나간다“며 “소음과 먼지때문에 어떻게 살수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씨 이웃집에 사는 이정희(49) 주부도 “앞산 관통도로가 놓이고 마을에 고가도로가 지나가면 죽음의 마을이 된다”며 화를 참지 못해다.
18년 동안 파동에 살아온 주부 이아무개(50)씨는 심신수련장과 수목원 등이 아름답게 꾸며져 마을 주민들이 매일 찾는 주민들의 쉼터 ‘용두골’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도저히 참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주민들은 이날 시민단체들과 함께 ‘앞산터널 반대 범시민 투쟁본부’를 꾸렸다. 투쟁본부는 “앞으로 대구시가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취소할때 까지 시의회, 대구환경청 등을 항의 방문하고 시위와 집회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민들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대구시는 앞산 관통도로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상인동과 파동에서 찬성하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주민들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본다”며 “일정에 따라 도로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달 중순까지 ㈜태영 등 건설업체 10곳과 협약을 마무리짓고 연말까지 환경영향평가, 내년 3월 실시설계, 터 매입 등의 절차를 밟아 공사는 애초 계획한 내년 3월보다 늦춰진 내년 5∼6월쯤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시는 이달 중순까지 ㈜태영 등 건설업체 10곳과 협약을 마무리짓고 연말까지 환경영향평가, 내년 3월 실시설계, 터 매입 등의 절차를 밟아 공사는 애초 계획한 내년 3월보다 늦춰진 내년 5∼6월쯤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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