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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사람~” 4·3위령제에 황당 합창

등록 2014-04-03 20:17수정 2014-04-03 21:48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66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봉행되고 있다. 제주 4·3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 정부 주관으로 치러진 이날 추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해 유족들의 마음을 달랬다. 2014.4.3/뉴스1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제66주년 4·3희생자추념식이 봉행되고 있다. 제주 4·3이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 정부 주관으로 치러진 이날 추념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해 유족들의 마음을 달랬다. 2014.4.3/뉴스1
‘아름다운 나라’ 선곡에 비판 나와
“국가폭력 희생자 추념식에
축제때나 부를 법한 노래라니”
“저 산자락에 긴 노을 지면 걸음걸음도 살며시 달님이 오네/ 밤 달빛에도 참 어여뻐라 골목골목 선 담장은 달빛을 반기네/…/ 참 아름다운 많은 꿈이 있는 이 땅에 태어나서 행복한 내가 아니냐/ 큰 바다 있고 푸른 하늘 가진 이 땅 위에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아니냐…”

성악가 신문희씨가 부른 ‘아름다운 나라’는 가사 내용과 한국적인 멜로디로 사랑을 받는 노래다. 그러나 이 노래가 불려진 장소가 억울하게 죽은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장소라면?

국가 행사로 격상돼 거행한 제66돌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난데없이 추념식 합창곡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무대에 올려 논란이 일었다. 국가 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4·3 영령들을 기리는 자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유족들로부터 나왔다.

이 노래는 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홍보 영상,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폐막식, 올해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폐막식 등 국가 단위 국제 행사에 사용될 만큼 호평을 받은 곡이다. 하지만 4·3 희생자 추념식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귀포시 표선면에서 온 강아무개(58)씨는 “노래를 듣다가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국가 권력의 부당한 사용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들을 추념하는 장소에서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내용이 담긴 노래를 합창할 수 있느냐. 대단히 잘못된 선곡”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고희범 새정치민주연합 제주도지사 예비후보가 먼저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공론화됐다. 고 후보는 “오늘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근본도 모르는 이상한 노래가 울려퍼졌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나 어울릴 노래가 국가 기념일로 정해진 4·3 위령제에서 공식 노래로 불리는 게 말이 되는가? 무슨 축제인 줄 아나 본데 그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고 후보의 의견에 150여명이 “생뚱맞았다”, “정말 어처구니없다” 등 공감하는 글을 올렸다.

행사를 주관한 제주4·3 평화재단 이사회에서도 이 노래가 추념식 합창곡으로 선곡되자, 일부 이사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으나 그대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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