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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붕괴사고 아파트주민 “집엔 언제 가나”

등록 2014-04-07 20:35

목포 신안비치 800명 일주일째 ‘난민’
시 의뢰 안전진단 못믿어 불안 여전
다른 업체 진단뒤 대책 논의하기로
“우리가 집에 다시 들어갈 수는 있을까요?”

멀쩡하던 노상 주차장이 폭삭 주저앉는 사고를 당한 전남 목포시 산정동 신안비치 3차 아파트 주민 800여명이 7일 일주일째 난민처럼 떠돌고 있다. 이들은 믿을 수 있는 기관의 안전진단 결과가 나와 불안이 걷힐 때까지 귀가를 미룰 방침이다. 이 때문에 숙식을 집 밖에서 해결하는 불편은 열흘가량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못 챙겨온 옷가지를 가지러 들어갈 때도 마음이 조마조마해요.”

이 아파트 303동에 사는 오아무개(46)씨는 “경황이 없어 챙기지 못했던 생필품을 가지러 집 안으로 다시 들어갈 때마다 등골이 서늘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멀쩡한 집을 두고도 500여m 떨어진 여관을 오가며 생활해야 하는 현실에 분통이 터진다며 연방 혀를 찼다. 잠자리는 대충 해결하고 있지만 날마다 끼니를 때우고, 의복을 세탁하는 일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이 아파트 302동과 303동의 375가구에는 화재와 누출 등 2차 사고에 대비해 여태껏 가스를 차단하고 있다. 다만 승강기와 냉장고를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공급하고는 있지만 경찰의 안내를 받지 않으면 들어갈 수도 없다.

목포시는 지난 2일 한국구조물안전원, 이어 7일 한국시설안전공단에서 ‘건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안전진단 결과를 통보받았다. 하지만 주민의 불신이 심해 복구공사와 주민 귀가에 대한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신안비치 3차 아파트 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저녁 8시 북항수산물복합센터에서 원인 규명과 복구 대책에 대한 주민의 요구를 모아 목포시와 건설사에 전달하기로 했다. 주민들은 10일께 엘시(LC)안전연구원에 맡긴 안전진단의 결과를 받기로 했다. 주민들은 이 업체의 진단 결과에 따라 향후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쪽은 “텅 빈 아파트 옆에서 잠을 자야 하는 301동 주민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해결이 늦어지면서 입주민 전체가 생업과 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목포경찰서는 사고 직후 붕괴의 원인을 규명하는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신축 공사장의 안전조처 이행과 도시계획도로 폐지 과정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남도도 주민 민원을 제대로 처리했는지 공직 감찰에 나섰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2일 오후 1시57분께 신축 공사장에 맞닿은 노상 주차장이 길이 50m, 너비 10m, 깊이 6m 규모로 움푹 꺼지는 사고가 발생해 서아무개(76)씨와 김아무개(26)씨 등 2명이 입원하고, 차량 1대가 부서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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