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업 신부 편지 등 전시
“한국 천주교사 한눈에”
“한국 천주교사 한눈에”
“조선에 귀국해 보니 조선교구 신자들의 박해는 비참할 정도입니다. 조선 신도들을 위한 위안이 필요합니다. 조선의 정치 현실은 양반 중심으로 민초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조선의 복음화가 필요합니다.(중략)”
이 편지는 한국 천주교회의 첫번째 신학생이면서 두번째 사제인 최양업(세례명 토마스·1821~1861) 신부가 1850년 10월1일 마카오 극동대표부 조선교구신학교에 있던 프랑스 스승 르그레주아 신부에게 보낸 글이다. 지금의 A4 크기 종이 7~8장에 라틴어로 쓴 이 편지는 11일 충북 진천군 백곡면 양백리 배티순교성지에 문을 여는 순교박해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박물관에는 이 편지 말고도 최 신부가 또다른 스승 리부아 신부 등에게 보낸 편지 21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최 신부가 지은 최초의 한글 기도서 <천주성교공과>와 한글 교리서 <성교요리문답> 등 유물 100여점이 전시된다.
또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해 시복(교황이 신앙·순교로 이름 높은 사람을 복자품에 올리는 것)할 순교자 윤지충(세례명 바오로·1759~1791) 선생 등 123위의 시복 기념 전시회도 할 예정이다. 시복 준비, 청원, 시복 재판, 교황청 재판과 인준까지의 과정 등을 알 수 있다.
진천군, 충북도, 천주교 청주교구 배티성지발전위원회 등은 2016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배티성지를 세계적인 순례 명소로 키워나갈 참이다. 군은 배티성지 일대에 있던 비밀 신앙 공동체인 교우촌(카타콤) 15곳을 연결하는 순례 둘레길(7.5㎞)도 조성할 계획이다. 배티성지는 신유박해, 병인박해 등 천주교 박해때 교인들이 숨어들었으며, 무명 순교자 묘가 산재해 있어 순교자들의 본향으로 불린다. 2012년에는 이곳에서 포교 활동을 한 최양업 신부 기념관이 들어섰다.
배티성지 양업교회사연구소 차기진 박사는 “한국 천주교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곳이다. 교회와 지역사회가 교류·조화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