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의료원 퇴원 환자들과 지난해 퇴원 뒤 숨진 환자의 유족 등 5명이 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재선 도전을 비판하고 있다. 진주/연합뉴스
강제퇴원 환자·가족 9일 기자회견
“재개관” “홍준표 지사 심판” 주장
당시 입원환자 203명 중 40명 숨져
“재개관” “홍준표 지사 심판” 주장
당시 입원환자 203명 중 40명 숨져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가 쫓겨난 환자와 그 가족들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와 가족들은 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공병원이 우리에게 얼마나 절실한지 한번만 더 생각해주십시오. 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서아무개(68)씨는 “홍준표 지사는 돌봐주는 사람 없이 혼자 집에서 아파 누워 있으면서 그래도 죽지 않기 위해 자기 손으로 밥을 지어 먹어본 일이 있는지 모르겠다. 서민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보지 않으니, 그래서 홍 지사를 ‘높은 사람’이라고 하는가 보다. 나 같은 서민은 하루빨리 진주의료원이 다시 문 열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씨는 진주의료원에서 쫓겨난 뒤 진주의 다른 병원에 입원했으나 장기입원환자를 받아주지 않는 바람에 병원 두 곳을 옮겨 다니다 현재는 집에 머물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진주의료원에서 쫓겨나 경남 사천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아무개(80)씨는 “진주의료원에서 22년간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진주의료원은 나에게 집과 같은 곳이다. 내 아내도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 생을 마쳤다. 계속 있게 해달라고 울고불고 매달렸지만 결국 쫓겨났다. 진주의료원을 꼭 살려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가족 대표인 박아무개(57)씨는 “홍준표 지사로부터 사과 한마디라도 받았으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도민들에게 표를 달라며 다니는 홍 지사를 보면 가슴이 떨리고 분노가 치솟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홍 지사를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씨의 어머니 왕아무개(당시 80살)씨는 지난해 4월16일 진주의료원에서 쫓겨나 이틀 만인 18일 숨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진주의료원지부는 “진주의료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옮겨 입원해 있는 환자 가운데 연락이 닿는 3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10~14일 조사한 결과 1명을 제외한 29명이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다. 진주의료원은 반드시 다시 문을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26일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할 당시 진주의료원에는 환자 203명이 입원해 있었으나, 경남도 집계 결과 현재 이들 가운데 40명이 숨지고 52명이 다른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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