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순찰차 즉각 출동→상황실 비상벨 소집 뒤 현장에
살인·인질·대형사고 등 17가지 적용
“초기대응 빨라져 인명피해 줄어들듯”
살인·인질·대형사고 등 17가지 적용
“초기대응 빨라져 인명피해 줄어들듯”
부산지방경찰청이 전국 지방경찰청 가운데 처음으로 위험에 빠진 시민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인 이른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었다. 세월호 침몰 신고를 받고도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해경 출동 시간이 늦어져 희생자가 더 늘어났다는 지적을 반면교사 삼아 경찰이 대책을 세운 것이어서 주목된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9일 시민의 생명·신체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골든타임 안에 현장에 출동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골든타임 사건 초동 조처 매뉴얼’을 마련해 이날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매뉴얼의 핵심은 112신고가 들어오면 상황실에서 비상벨을 눌러 형사·교통·경비 등 관련 부서 당직자들을 상황실로 소집해 즉각 회의를 여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신고가 접수되면 상황실에서 관련 부서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회의를 하거나 지령을 내렸다.
이 매뉴얼은 골든타임 사건 17가지에 적용된다. 살인, 강도, 인질 난동, 집단 조직폭력 등 주요 강력사건, 택시강도, 오토바이 날치기 등 이동성 범죄, 항공기·선박·열차·버스 등 피습·피랍·테러 사건, 유조차·유조선 전복 등 대형 환경오염 사건, 대규모 정전 사태, 독극물·독가스 살포, 폭발물 폭발 등이다.
17가지 골든타임 사건이 접수되면 6단계로 실행된다.
1단계는 112신고가 들어오면 불필요한 질문을 하지 않고 “경찰입니다. 어디십니까”를 묻고 112순찰차를 먼저 출동시킨다. 세월호 승객이 해경에 전화를 했을 때 선박의 위치 등을 묻느라 구조선 출동 시간을 허비했던 것과 비교된다.
2단계는 상황실 직원이 비상벨을 눌러 관련 부서 당직자들을 상황실로 소집하고 신고자와 112접수자·112순찰차·형사 등이 신고 내용을 함께 들으면서 현장에 빨리 정확히 출동하는 ‘원터치 공청’이다.
3단계는 골든타임 사건 근처의 모든 112순찰차와 경찰을 현장에 집중시킨다. 4단계는 위성항법장치와 와이파이를 이용해 출동한 경찰한테 현장의 정확한 위치를 다시 알려준다.
5단계는 경찰특공대와 112타격대 등을 현장에 보내 인명구조와 범인 검거를 위한 검문검색과 주변 수색·통제 등을 한다. 마지막 6단계는 경찰서장이 골든타임 사건을 총괄 지휘하고 소방서·군·해경 등 유관기관에 통보해 협조체계를 마무리한다.
부산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초라도 더 빨리 시민 생명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골든타임 사건 매뉴얼을 마련했다. 현장 출동 시간이 줄어 인명피해 감소와 범인 조기검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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