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봉수 시인
1주기 맞아 10일 출판기념회
경북 구미 지역에서 ‘노동자 시인’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숨진 육봉수(사진)씨의 유고시집 <미안하다>가 그의 1주기를 맞아 출간됐다.
육 시인의 문학·노동계 동료들로 이뤄진 ‘육봉수 유고시집 출간 위원회’는 10일 오후 5시 구미시 고아읍 식당 청춘시대에서 <미안하다> 출판기념회를 연다. 위원회는 고인의 미발표시 100여편을 발굴해 이 가운데 79편을 묶어 냈다.
육 시인은 1957년 구미시 선산읍에서 태어나 ‘파지’ ‘저음’ 등의 동인으로 활동했다. 그는 80년대 중반 포항·구미 등에서 노동운동에 참여하며 노동시를 쓰기 시작했다. 90년 <창작과 비평> 여름호에 ‘파업농성’ 등 5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섰다. 노조 결성과 해고, 복직투쟁을 반복하며 노동운동을 이끌었고, 2002년 첫 시집 <근로기준법>을 출간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 경북작가회의 이사, 금오문화연구소 회원, 수요문학회 회장을 지냈다. 지난해 5월11일 자신의 고향 집에서 시 쓰기에 몰두하던 중 뇌출혈로 숨졌다.
유고시집 <미안하다>는 이 땅의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들이 겪는 현실이 세월이 가도 달라진 게 없다는 사실을 알리고, 스스로 이 시대 마지막 노동자로 남고자 했던 육 시인의 회한과 고통을 특유의 화법으로 아름답게 펼쳐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육 시인의 동료로서 유고시집 출간 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 류경무 시인은 “고인의 1주기에 맞춰 유고시집을 내고 조촐한 기념행사를 하자던 약속을 지키게 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054)444-5592.
구미/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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