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수원 노숙소녀 사건’ 누명
상담센터 도움받아 무죄 석방돼
복지센터·단원고 등에 보상금 기부
상담센터 도움받아 무죄 석방돼
복지센터·단원고 등에 보상금 기부
“선생님, 저희들을 믿어주셔서 고마워요….”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복지센터) 임낙선(39) 상담지원팀장에게 600만원의 기부금을 내겠다는 전화가 걸려왔다. “저희처럼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방황하는 친구들한테 써주셨으며 좋겠어요.”
전화를 한 사람은 강아무개(여)씨로, 지난 2007년 ‘수원 노숙소녀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1년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10대 가출 청소년 4명 가운데 한 명이다. 임 팀장은 당시 복지센터를 드나들던 가출 청소년 강씨의 상담교사였다.
‘수원 노숙소녀 사건’은 2007년 5월14일 수원의 한 고교에서 가출 소녀 김아무개(당시 15살)양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검찰과 경찰은 강씨 등 노숙 청소년 5명을 사건의 범인으로 구속했고, 촉법소년(만 14살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이던 1명(13살)을 빼고 4명은 상해치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4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서울고법에 이어 2010년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로 누명을 벗었다.
1년여에 걸친 억울한 옥살이에 대해 서울고법은 지난 1월 2억1900여만원의 형사보상을 결정했다. 최근 이 돈을 받은 강씨 등 4명은 자신들의 억울한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곳에 보상금의 10%가량을 기부하기로 했다. 복지센터 외에도 미혼모 시설 1곳에 1천여만원을 전달했고, 최근 세월호 참사로 숨진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위해서도 대한적십자사에 600만원을 내는 등 모두 2200여만원을 기부했다.
현재는 가정을 이룬 조아무개(23·여)씨는 “구속됐을 때 선생님들이 우리의 결백을 믿어줄 거라 예상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편지를 보낼 사람이 그때는 선생님밖에 없었다”고 당시의 절박했던 심경을 이야기했다.
조씨의 편지를 손에 든 복지센터 교사들은 구치소를 찾아가 구속된 가출 청소년들을 만났다. 복지센터 유순덕 소장과 상담교사들은 이들의 눈물 어린 호소를 전해 들은 뒤 국선변호사인 박준영 변호사를 찾아가 호소하는 등 3년여에 걸쳐 이들의 뒷바라지를 하면서 무죄 석방을 도왔다.
조씨는 “18살 어린 나이를 감옥에서 보낸 게 화가 난다. 가출했다가 파출소에 잡혀가도 아빠는 외면했지만, 어려운 시절 우리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 선생님들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 팀장은 “아이들의 형편도 안 좋은데…. 나라면 정말 못 냈을 것이다. 협의해서 위기청소년 장학금 등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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