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창덕궁 잇는 ‘용맥’에 해당
“조선의 전통적 조형관 훼손” 지적
“조선의 전통적 조형관 훼손” 지적
문화재청이 창덕궁 낙선재 옆에 짓고 있는 화장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창덕궁에 새로 들어서는 131㎡(50평) 크기의 대형 화장실이 종묘~창덕궁 사이의 ‘용맥’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용맥이란 조선시대 역사문화를 관통하는 풍수사상에 따른 개념으로, 정기가 흐르는 산줄기를 뜻한다.
문화재청은 창덕궁 낙선재 권역 화장실 건립 공사를 지난해 11월부터 진행해 오는 7월께 공사를 완료할 방침이다. 문제는 화장실의 위치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14일 “북악산에서 창덕궁, 종묘로 이어지는 용맥을 훼손하는 위치에 대형 화장실을 짓고 있다”고 지적했다. 풍수지리학이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 실정에 영향을 준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조선시대를 관통한 중요한 철학이었다는 점에서 역사문화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용맥은 서울시에서도 850억여원을 들여 복원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 “일제가 단절시킨 종묘~창경궁 일대의 담장을 83년 만에 원형 복원하겠다”고 발표한 뒤, 율곡로를 터널로 바꾸고 터널 위를 흙으로 덮어 원래 있던 산줄기의 흐름을 재현하고 있다. 황 소장은 “조선시대의 전통적인 조형관을 훼손하는 일을 문화재청이 나서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은 “자문을 거쳐 창덕궁과 종묘를 잇는 용맥의 주능선이 최대한 보존될 수 있도록 화장실의 위치를 선정했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공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 2003년 170억원을 들여 복원한 창덕궁 내병조 건물(궁궐을 수비하던 군병 등이 머물던 곳)을 직원 숙소와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2006년에는 액화석유가스(LPG) 버너를 사용하는 식당까지 만들어 쓰던 것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는데, 식당만 없앤 채 여전히 사용 중이다. 시민들은 이곳 내부를 관람할 수 없어 공공기관이 문화재를 사유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화재청은 “별도의 사무공간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내병조 건물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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